금융권 ‘플랫폼 전쟁’ 본격 서막… 핀테크까지 계좌통합 관리 개방

‘계좌정보 통합관리서비스’ 확대 방안이 추진되면서 하나의 핀테크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은행은 물론 2금융권 계좌까지 모든 정보를 한눈에 확인하고, 추후 계좌 자동이체 정보까지 관리할 수 있게 된다. 연합뉴스

[세계비즈=권영준 기자] 계좌정보 통합관리서비스를 핀테크까지 개방해 확대한다. 즉 카카오, 네이버, 토스 등의 모바일 뱅킹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1,2금융권의 계좌까지 통합 관리할 수 있게 된다. 본격적인 ‘플랫폼 전쟁’의 서막을 의미한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과 금융결제원이 자산 조회, 즉 어카운트인포 ‘내 계좌 한눈에’ 서비스를 2금융권에 이어 핀테크 기업 비대면 채널로 확대 추진하기로 했다. 이와 더불어 아직 논의 초기 단계이지만, 자동이체 통합 서비스인 페이인포 역시 핀테크까지 개방 및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이와 같은 내용은 금융위원회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금융 및 핀테크 업계의 목소리를 제대로 듣지 못했다는 판단에 지난 7일부터 이형주 금융혁신단장 주재로 릴레이 현장 간담회를 진행하면서 협의했다.

 

어카운트인포, 페이인포 서비스가 핀테크까지 개방하면 모바일 오픈 뱅킹 시장은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금융 소비자의 입장에서 핀테크 앱만 있으면 은행권은 물론 2금융까지 모든 계좌를 조회할 수 있고, 변경 및 해지까지 통합해서 관리할 수 있다. 여기에 은행권의 고유 권한이었던 ‘자동이체’까지 개방하면, 시장 점유율이 높은 핀테크 앱의 접근성은 이전보다 훨씬 향상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플랫폼 시장의 무한 경쟁을 의미한다. 금융당국은 이번 서비스 확대를 통해 오픈뱅킹의 활성화를 기대하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금융권과 핀테크의 공정 경쟁을 유도하고, 이를 통해 서비스 개선은 물론 소비자의 금융선택권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은행은 경쟁력 강화에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다. 시장 점유율이 높은 카카오, 토스 등의 핀테크 앱에서 본인 명의의 은행 계좌정보까지 관리하게 되면 앱 이용 쏠림 현상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자동이체 정보를 조회하고 다른 계좌나 카드로 변경 및 해지할 수 있는 서비스는 현재까지 은행 채널에서만 이뤄졌기 때문에 권한이 축소될 수 있다.

사진=연합뉴스

또 하나의 변수는 마이데이터 사업이다. 은행, 2금융, 핀테크에서 계좌 관리가 통합적으로 이뤄지는 가운데 마이데이터 사업까지 연결하면 무한한 서비스 경쟁이 펼쳐지게 된다. 최근 시중은행이 앱 서비스 개선 방안으로 타은행 계좌 조회 및 이체 서비스를 추가한 것도 오픈뱅킹 활성화와 함께 계좌통합 관리서비스와 마이데이터를 준비하기 위한 초기 전략으로 볼 수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계좌 통합관리서비스 확대부터 오픈뱅킹, 마이데이터까지 서비스 개방의 범위는 점차 확대된다”라며 “특히 카카오나 네이버 등의 플랫폼에서 계좌통합관리 기능까지 가능할 경우 파급력이 예상을 뛰어넘을 수 있다.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치열한 전략이 펼쳐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young070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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