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자의 아이컨택] 메시지는 알고있다… bhc 임직원, 민폐를 멈출 때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종합 국정감사에 일반증인으로 박현종 bhc 회장이 출석했다. 뉴시스 제공.

 

[세계비즈=김대한 기자] “피해는 내가 낼 게 책임은 누가 질래?.”

 

앞서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순풍산부인과’의 한 장면이 큰 화제를 모았다. 해당 장면 속 박미선은 “스토리는 내가 짤게, 글씨는 누가 쓸래?”라고 말한다. 내용을 요약하면 박미선의 뻔뻔한 요구가 큰 웃음을 유발한 것이다.

 

일련의 bhc의 상황도 비슷하다. 최근 bhc는 경쟁업체 죽이기와 욕설 파문으로 위기에 놓였다. BBQ와의 감정싸움은 전국으로 공개돼 승자없는 게임을 이어가고 있으며, 본사 직원이 폐업 점주에게 쏟아낸 폭언은 충격적이다.

 

민폐의 주역들은 책임질 생각이 없다. bhc 회장의 해명은 소모전을 예고했고, 폭언에 대한 임금옥 대표의 사과문은 벌써 홈페이지에서 빠졌다.

 

최근 BBQ 출신이자 현 bhc 박현종 회장은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박 회장은 국정감사에서 “다시 국감에 불러오는 일이 없도록 노력하겠다.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지만 “공익제보를 언론사에 연결해준 것일 뿐”이라며 선을 그었다.

 

박 회장의 해명은 말뿐이지만, 메시지는 여전히 남아있다. 언론을 통해 공개된 메시지를 살펴보면 홍보팀장 김 씨는 제보자 주 씨에게 BBQ 임원 주소를 알려줬다.

 

최근 bhc는 경쟁업체 죽이기와 폐업 점주에 대한 욕설 파문으로 위기에 놓였다. bhc 제공.

 

직원의 메시지뿐만이 아니다. 직접 나눈 메시지에서 박 회장은 BBQ 윤홍근 회장의 자녀 유학 비용 문제를 집요하게 파고든다. 주 씨에게 윤 회장 자녀의 SNS까지 확인했는지 묻는 세심한 모습까지 담겼다. 메시지 구석구석에서 주도적인 개입을 찾을 수 있다. 단순 ‘연결’뿐이란 박 회장의 해명이 쉬이 납득되지 않는 이유다.

 

게다가 BBQ와 bhc의 관계는 이미 앙숙관계로 잘 알려져 있다. 양사는 2013년 결별을 선언한 이후 수차례 소송전을 벌이고 있었다. 어떤 맥락으로 들여다봐도 메시지의 신빙성이 높은 이유다.

 

bhc 본사 직원 A씨의 메시지도 사안이 만만치 않다. bhc 슈퍼바이저 A씨는 폐업한 지 한 달 된 점주 임 씨에게 미수금 4만4000원을 입금하라며 폭언했다.

 

분노와 증오가 오롯히 담긴 A씨의 폭언 메세지도 충격이지만, 죽이고 싶다는 말이 4만4000원에 퍼부어졌다는 사실이 더욱 놀랍다.

 

‘갑질’이라고 하기도 어렵다. 임 씨는 이미 지난달 폐업했다. ‘갑’도 아닌 상황에서 벌어진 폭언이다. 또 폐업 후 추가 미수금이 있었다면, 책임은 확인하지 못한 A씨에게 있지 폐업한 임 씨에게 있지 않다.

 

가맹점주는 본사의 감정쓰레기통이 아니다. 게다가 A씨는 슈퍼바이저로 본사와 가맹점주의 중간에서 소통을 담당할 중책을 맡고 있다.

 

A씨는 말이 없다. 한 매체를 통해 ‘그런 식으로 한 적이 없다’고만 답했다. bhc의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힐 ‘폭언 메시지’만 남기고 책임은 지지 않는다. 임금옥 bhc 대표가 사과하긴 했다.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게재하고 인정했다. 물론 이 사과문은 일주일도 지나지 않아 사라졌다.

 

일련의 bhc 사태에서 가장 큰 피해는 가맹점주들이다. 소비자들은 불매운동을 시사하고 있다. 게다가 전례로 미루어보아 bhc는 ‘상생’에 대한 의욕이 없다.

 

임 대표는 2년 전 국감에 출석해 가맹점주와 상생 방안을 약속했지만, 뒤에선 민·형사 소송을 벌였다. bhc 본사가 브랜드 가치 하락 등을 이유로 가맹점협의회장을 상대로 10억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한 게 대표적이다.

 

역사는 되풀이 된다고 했다. 이번 사태에 bhc가 어떤 행동을 취할 지 충분히 예상된다. 특히 박 회장은 국정감사에서 제보자가 갑자기 진술을 바꾼 이유를 가지고 있다고 했다. 앞으로도 소모전을 이어갈 공산이 크다. 또 “사실과 다른 부분이 너무 많아 회사가 타격을 많이 입었다”며 여전히 억울한 입장이다.

 

메시지는 남아 있다. 소모전보단, 민폐를 오롯이 떠안을 가맹점주를 생각할 때가 아닐까.

 

kimkore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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