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무더위 앞에 어지럼증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어지럼증은 자신이 가만히 있는데도 불구하고 주변이 사물이 회전하거나 움직이는 느낌을 받는 지각 현상이다. 여름철에는 땀을 많이 흘리며 체내 수분량이 줄어들어 혈압이 낮아지고 수분을 제대로 보충하지 않을 경우, 저혈압으로 인한 어지럼증이 생기기 쉽다. 실제로 지난 해 어지럼증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 중 약 40%에 해당하는 40만9638명이 여름에 집중되었다.
일시적으로 나타났다 사라지는 어지럼증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사람들이 많지만 나이가 많은 노년층의 경우, 어지럼증이 곧 낙상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골다공증으로 인해 뼈가 약한 노년층은 자리에 주저 앉거나 집 안에서 넘어지기만 해도 골절상을 당할 수 있으며 머리 등에 외상을 입을 수도 있다. 따라서 어지럼증이 심하다면 병원을 찾아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여 증상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어지럼증의 원인은 매우 다양한데 앉거나 누워 있다가 갑자기 몸을 일으킬 때 어지럼증이 심하게 나타난다면 기립성 저혈압을 의심해야 한다. 기립성 저혈압이란 자세 변화에 자율신경계가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면서 일시적으로 혈압이 낮아지고 어지럼증이 생기는 상태를 말한다. 더위에 노출되면 혈관이 확장되면서 혈압이 낮아지는데 그로 인해 뇌로 가는 혈류가 줄어들어 어지럼증을 유발한다.
주로 갑자기 몸을 일으켰을 때 수 초에서 수 분 가량 눈 앞이 흐려지는 시야 장애가 생기면서 현기증이 심하게 나타난다. 사람에 따라서는 저혈압에 따른 두통이나 뒷목의 뻣뻣함, 구역질 등을 느낄 수 있다. 다만 기립성 저혈압 외의 원인으로 생기는 어지럼증도 이러한 증상을 동반할 수 있기 때문에 정확한 검사를 통해 원인을 파악해야 한다. 자율신경실조증이나 전정기능이상, 뇌졸중 등도 여름철 급성 어지럼증을 유발할 수 있다.
권상재 수원 연세베스트내과 원장은 “여름철 어지럼증은 평소 충분히 수분을 보충하며 몸을 급히 움직이지 않고 특히 자리에서 일어날 때 단계별로 천천히 움직여 예방할 수 있다”며 “근력 운동으로 하반신의 근육을 발달하면 기립성 저혈압과 그로 인한 어지럼증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충분히 휴식을 취하고 수분을 보충해도 어지럼증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다른 원인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병원을 찾아야 하고 기저질환으로 인해 복용하는 약물 등도 저혈압 등을 유발할 수 있다. 내과를 찾아 의료진과 상담하여 혈압의 변화를 유발하는 원인을 찾거나 어지럼증을 일으키는 질환을 찾아야 어지럼증에 따른 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정희원 기자 happy1@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