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원들만 연봉파티? 직원들은 찬밥대우?’
포스코가 55년 만에 첫 파업 위기를 맞이했다. 노조에 따르면 포스코는 노조의 희생만 요구하고 임원들은 고액 연봉을 고스란히 가져가고 있다. 20차례나 교섭에 나섰지만 번번이 결렬되면서 파업 초읽기에 들어갔다. 김학동 부회장은 파업으로 인한 생산 차질을 언급하며 노조 설득에 나섰지만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는 게 업계 반응이다.
지난 4일 김 부회장은 전 임직원에게 이메일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김 부회장은 “깊이 있게 충분히 논의되지 않은 상태에서 목표를 정해 놓은 것처럼 빠르게 진행되는 임단협 흐름에 대해 깊은 우려의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며 “포스코 고객사가 국내 1000여개, 해외 2400여개에 달한다. 50년에 걸쳐 고객의 신뢰를 쌓아온 것은 역설적이게도 우리의 아픈 취약점이다. 공급에 차질을 빚을 경우 계약 종료 제품과 납기 지연 제품이 많아 막대한 페널티를 맞을 수 있다”고 전했다.
내용을 보면 계약 종료와 납기 지연을 운운하며 노조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상황이다. 왜 교섭이 결렬됐는지부터 짚어보는 게 순서다. 노조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지 않고 단순 경영 마인드로만 접근하려는 자세가 씁쓸하다. 한 노조 관계자는 “비상경영체제인데 임원 연봉만 오르고 직원은 동결됐다”며 한탄했다.
오른 것은 임원들의 보수뿐이었다. 실제로 포스코홀딩스가 공시한 반기 보고서에 따르면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의 올해 상반기 보수는 약 24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6.3% 올랐다. 또 유병옥 포스코홀딩스 부사장은 9억1천200만원을 받았으며, 전중선 전 포스코홀딩스 사장과 정창화 전 포스코홀딩스 부사장은 각각 퇴직금 포함 24억1300만원, 23억8700만원을 수령했다. 김학동 포스코 부회장은 13억2900만원, 이시우 포스코 사장은 9억5900만원을 받았다.
노조는 올해 임단협 요구안으로 ▲기본급 13.1% 인상 ▲조합원 대상 자사주 100주 지급 ▲성과 인센티브(PI) 제도 신설 ▲중식비 인상 ▲하계휴가 및 휴가비 신설 등을 제시했다. 내용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노조 측에서 총 23건의 임금 요구안이 나왔으나 사측은 이 가운데 5건만 승인했다. 기본급 인상 역시 타결되지 않았다.
포스코노조는 6일 임시 대의원회의를 소집한 뒤 파업권 확보를 위해 중앙노동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할 예정이다. 물론 총파업까지는 조합원 찬반투표의 과정이 필요하다. 이날 광양제철소에 이어 7일에는 포항제철소에서 차례대로 쟁의대책위원회 출범이 계획돼 있다.
김재원 기자 jkim@sportsworld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