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온이 떨어지며 갑자기 심해진 어깨통증에 병원을 찾는 환자가 늘어나고 있다. 겨울이 다가오면 자연스럽게 활동량이 줄어들게 되고 그로 인해 근육이 약해지거나 관절의 유연성이 떨어져 통증이 발생하기 쉽다.
체온 유지에 힘쓰며 스트레칭 등을 통해 긴장된 근육을 이완하고 충분히 휴식을 취하면 어지간한 어깨통증은 개선될 수 있다. 그러나 뚜렷한 이유 없이 2주 이상 어깨통증이 지속되거나 밤잠을 설칠 정도로 심한 통증이 나타난다면 정형외과를 찾아 검사받아야 한다.
오십견과 회전근개파열은 어깨 통증의 주요 원인인 질환이다. 주로 40~50대 이상 중, 장년층에게 생기기 쉬운 오십견은 어깨 관절을 둘러싼 관절막에 염증이 생겨 유착되면서 통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50대에 많이 생긴다는 이유로 오십견이라 불리지만 정식 진단명은 유착성 관절낭염이며, 어깨가 얼어 붙은 듯 잘 움직이지 않기 때문에 동결견이라고도 불린다.
특별한 이유 없이 나타나며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염증이 줄어들며 통증 등 증상이 개선되는 양상을 보인다. 그러나 증상이 개선되기까지 최소 몇 개월에서 길게는 1~2년이 소요되며 유착이 심한 경우, 어깨의 운동 범위가 정상적으로 돌아오지 않을 수 있어 적절한 시기에 치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회전근개파열은 상대적으로 20~30대 젊은 환자가 많은 질환이다. 어깨를 많이 사용하는 운동, 예를 들어 테니스나 배드민턴, 골프 등을 즐기다가 어깨에 충격이 가해져 회전근개파열이 되는 경우가 많다. 어깨를 감싸고 있는 극상근, 극하근, 견갛바근, 소원근이라는 4개의 힘줄을 회전근개라고 하는데 이 중 하나만 파열되더라도 극심한 통증이 나타나고 해당 힘줄이 작용하는 방향으로 팔을 움직이기 힘들어진다.
오십견의 경우, 환자 스스로 팔을 들어올리지 못할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이 억지로 팔을 들려 해도 움직여지지 않는다. 그러나 회전근개파열 환자는 힘줄이 파열된 방향이 아닌 다른 방향으로 어느 정도 팔을 움직일 수 있고 다른 사람이 팔을 잡아 들어 올려주면 통증이 나타날지언정 어깨가 움직여지기는 한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문진 외에도 X-ray, CT, 초음파, MRI 등을 이용한 정밀 검사가 필요하다.
오십견이나 회전근개파열과 같은 어깨 질환은 증상이 매우 심하고 질환이 많이 진행된 상태라면 수술이 필요하지만 증상이 발생한 초기 단계에 치료를 시작하면 비수술치료만으로도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 염증 물질을 제거하고 조직 재생을 촉진하기 위한 프롤로주사 치료, 체외충격파, 어깨의 가동 범위를 회복하기 위한 도수치료 등을 적용할 수 있다. 오십견 환자의 경우, 관절낭의 유착을 해소하기 위해 수압팽창술을 진행할 수도 있다. 초음파 유도 하에 주사로 관절낭 내에 약물 등을 주입하여 관절낭을 팽창시킴으로써 어깨 관절의 가동 범위를 개선하는 방식이다.
정필구 영등포 삼성필정형외과 대표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어깨는 평상시 사용량이 많은 부위이기 때문에 나이가 들수록 퇴행성 변화에 의해 손상되기 쉽다. 어깨질환을 초기에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관절 조직의 손상이 가속화 되어 만성적인 통증이나 어깨 움직임 장애를 갖게 될 수 있으므로 가급적 초기에 병원을 찾아 맞춤형 치료를 진행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정희원 기자 happy1@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