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총 슈퍼위크’에 유통업계는…불황에 ‘신사업’ 없다

15일 서울 동작구 유한양행 본사에서 주주총회가 열려 주주들이 입장하고 있다. 뉴시스 제공

 3월말은 ‘주총 슈퍼위크’다. 백화점·마트·편의점 등 유통업계도 주주총회 시즌에 돌입한다. 그런데 국내 주요 유통 기업들 중 신사업을 위한 정관 개정을 추진하는 곳이 드물다. 경기 불황의 여파다.

 

 신세계, GS리테일, BGF리테일 등 국내 주요 유통 대기업은 오는 21일 정기 주주총회를 연다. 25일 롯데하이마트, 26일 롯데쇼핑, 현대백화점, 한화갤러리아의 주총날이다. 28일에는 롯데지주, 이마트, 현대지에프홀딩스 등의 주총이 예정돼 있다. 이 중 사업목적 추가를 위한 정관 변경 안건을 상정한 곳은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과 롯데하이마트뿐이다.

 

 BGF리테일은 사업목적에 ‘그 외 기타 무점포 소매업’을 추가하는 정관변경 안을 주총에 상정한다. 사업영역 확장을 위한 목적이다. 편의점 업계에서 유일하게 이동형 편의점을 운영하는 CU가 그 활용성을 더 높이기 위해서다. 롯데하이마트는 기존 사업목적에서 자동차 판매중개와 대행업, 여행업, 관광여행알선업, 각종 오락장, 방역소독업 등 미운영 사업을 삭제하고 옥외광고 사업을 추가한다. 이외 주요 유통 기업 중에는 사업목적을 추가하기 위한 정관 개정 안건을 올린 곳이 없다.

 

 2022년 주총에서 롯데쇼핑은 주류소매업과 일반음식점업, 신세계백화점은 부가통신사업과 인터넷 경매 및 상품 중개업, 데이터베이스 및 온라인 정보제공업 등을 사업목적에 각각 추가했다.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 대부분의 유통기업이 배당절차 개선이나 사내이사 선임과 관련한 안건만을 내놓았다. 배당절차 개선은 금융당국이 선진국처럼 상장회사의 배당액이 확정된 뒤 투자 여부를 결정할 수 있도록 배당 기준일을 의결권 기준일과 분리하도록 정관을 개정하라고 요구한 데 따른 것이다.

 

 코로나 팬데믹 후 유통시장의 급격한 축소로 ‘신성장 동력’ 찾기에 힘을 기울인 지난 몇 년간은 정관에 사업목적을 추가해 경쟁력을 강화하고자 노력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경기 불황이 이어져 기존 사업을 강화하거나 그 안에서 수익성을 찾으려는 움직임이 강화되는 추세다.

 

 롯데쇼핑은 재무제표 승인, 배당절차 개선을 위한 정관 개정, 김상현 유통군HQ 총괄대표 부회장 등 사내이사 3명 재선임, 심수옥 성균관대 경영전문대학원 교수 등 사외이사 3명 선임 안건만을 올해 주총 안건으로 제시했다. 신세계백화점도 배당절차를 개선과 사내이사, 사외이사 선임 관련한 안건만 상정한다.

 

 2020년 전기차 충전소 사업 준비를 위해 전기 신사업, 지난해 주총에서 주류소매업과 데이터베이스 및 온라인 정보제공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해 주총을 열었던 이마트는 올해 한채양 이마트 대표와 임영록 신세계 경영전략실장·전상진 이마트 지원본부장 등 3명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만을 올렸다. 타 기업도 마찬가지다. 롯데지주, GS리테일, 동원F&B 등은 사내이사 재선임이 주요 안건이다. 

 

정가영 기자 jgy932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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