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받은 돈 수두룩... 부동산 침체에 LH-HUG 휘청

경남 진주시 소재 LH 본사. 뉴시스

 부동산 경기 침체 및 전세사기 급증 여파로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휘청이고 있다.

 

 16일 공공기관 경영정보공개시스템(알리오)에 등재된 LH의 제3차 이사회 회의록에 따르면, LH의 지난해 매출액은 13조8840억원, 영업이익은 437억원, 당기순이익은 5158억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2022년과 비교하면 매출액(19조6263억원)은 5조7000억원 이상 줄었고, 당기순이익(1조4327억원)은 3분의1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LH의 영업이익은 2021년 5조6486억원을 찍었으나 부동산 시장 침체로 2022년에는 1조8128억원으로 감소했다. 지난해에는 무려 전년의 41분의1 수준으로 급감했다.

 

 부동산 시장 침체 여파로 LH가 매각한 용지의 분양대금 연체액이 불어난 게 가장 큰 원인이다. 건설사나 시행사는 LH로부터 토지를 분양받으면 수년에 걸쳐 중도금을 납입하지만 공사비 인상 등으로 중도금을 상환하기 어려워졌다. LH의 용지 분양대금 연체액은 전년보다 3조원가량 늘어났다.

 

 구체적으로 LH가 용지를 매각한 뒤 받지 못한 연체액은 2021년 말 2조원대였으나 2022년 말 3조9000억원, 지난해 말 6조9000억원으로 급증했다.

 

 HUG의 사정도 다르지 않다. 지난달 29일 발표된 제31기 결산 공고에 따르면 지난해 당기순손실은 3조8598억원으로 집계됐다. 2022년 4087억원 순손실에 이어 2년 연속 적자다. 1993년 HUG 창립 이후 최대 적자액이다.

 

 HUG의 실적 악화는 전세 사기와 역전세의 여파로 세입자들이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사고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대위변제 요청을 받아 세입자에게 지급한 돈은 3조5540억원에 달한다. 전년(9241억원)보다 4배 증가한 수치다.

 

 HUG는 채권 추심이나 경매로 대위변제액을 회수하지만 회수율은 매년 떨어지고 있다. 2019년 연간 58%(당해연도 회수금/대위변제 금액)에서 2022년 24%로 줄어든 데 이어 지난해는 7월 기준 15%까지 떨어졌다.

 

 대위변제액 회수 과정은 통상 2~3년의 시간이 필요한 데다 최근 부동산 경기 침체 여파로 매각 절차가 늦어지고 있고, 평균적으로 피해 금액의 70~80% 정도만 회수가 가능하다 보니 HUG의 자금 사정은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이정인 기자 lji201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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