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더위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며 시원해보이는 의상과 신발을 찾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멋에 치중한 나머지 발 건강을 간과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발볼이 지나치게 좁거나 굽이 높고 절개가 많은 디자인의 신발은 발의 피로감을 높이고 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 무지외반증은 잘못된 신발 선택이 초래할 수 있는 족부질환의 하나로, 엄지발가락의 관절이 돌출되고 엄지발가락이 다른 발가락쪽으로 휘어져 변형되는 질환이다.
무지외반증은 하이힐 등을 즐겨 신는 여성에게 많이 생기지만 요즘에는 남성들도 키 높이 깔창 등을 즐겨 신으면서 이 질환에 걸리는 빈도가 늘어나고 있다. 가족력도 영향을 미치며 이 밖에도 발의 아치가 없는 편평족이나 아킬레스건 구축, 류머티스 관절염 등 여러 질환이 발가락의 변형을 초래할 수 있다.
엄지발가락의 변형은 하루아침에 갑자기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매우 서서히 진행되기에 당사자조차 통증이 발생하기 전에는 무지외반증이 생긴 사실을 눈치채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통증이 발생하기 전, 발가락의 변형이 관찰되었다면 발이 편한 신발을 신으며 발이 더 이상 변형되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 발 볼이 넉넉한 신발, 굽이 너무 높지 않은 신발을 신기만 해도 초기 무지외반증 환자들에게는 많은 도움이 된다.
다소 통증이 발생한 상태라도 프롤로테라피 등 비수술치료를 진행하면 증상을 쉽게 경감할 수 있다. 단 이러한 비수술치료는 증상을 줄이는 효과를 얻을 수는 있으나 이미 변형된 발가락을 원래의 상태대로 회복시키기는 어렵다.
발가락이 너무 심하게 휘어져 통증이 심한 상태라면 비수술치료보다는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무지외반증 수술은 엄지발가락 안쪽을 절개하여 변형된 뼈를 교정하는 방식으로 무지외반증을 완치할 수 있는 유일한 치료법이다. 중등도 이상의 무지외반증이라면 엄지발가락 외측의 연부조직을 절제한 후 뼈의 일부를 절골하여 바로 잡는 절골술을 진행한다. 필요에 따라서는 힘줄이나 관절, 근육 등도 함께 교정하게 된다.
무지외반증 수술은 국소마취로 진행할 수 있으며 수술 후 약 1~2일만 지나도 보조 신발을 착용하고 보행을 할 수 있다. 최소 침습으로 진행되어 출혈이 적고, 수술 시간도 30분 내외로 길지 않은 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술이라는 말이 주는 부담감 때문에 통증을 억지로 참고 견디며 수술을 피하는 환자가 적지 않다. 하지만 발의 통증으로 인해 올바른 자세로 걷지 못하게 되면 다리 전체에 심한 부하가 걸려 발목이나 무릎, 심지어 허리 건강까지 나빠질 수 있으므로 무지외반증을 방치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한다.
이철 안산 고든병원 정형외과 원장은 “요즘에는 최소침습 방식의 무지외반증 수술이 발달해 환자의 부담을 최소화 할 수 있다. 해부학 지식과 임상 경험이 풍부하고 숙련된 기술을 갖춘 족부질환 전문의와 상담하여 자신의 상태에 가장 적합한 치료법을 선택해야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무지외반증 치료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정희원 기자 happy1@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