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다음 등 국내 포털 사이트에서 사라진 ‘실시간 검색어(실검)’ 서비스가 구글에서는 제공되고 있어 화제다.
16일 구글의 브라우저 크롬 앱을 통해 구글에 접속하면 검색창 하단에 ‘인기 급상승 검색어’ 서비스가 나타난다. 국내 인기 급상승 검색어를 자동 완성 설정 기능의 옵션으로 추가한 것이다.
이날 오후 3시 기준으로는 ‘핸섬 가이즈’, ‘티빙 유로 2024’, ‘케빈 캠벨 사망’, ‘캐시 워크 돈 버는 퀴즈 정답 bnt’, ‘노승희 골프’ 등의 키워드가 나열됐다. 지난해만 해도 ‘구글 트렌드 페이지’의 실시간 인기 메뉴를 통해 ‘일별 인기 급상승 검색어’만을 제공하던 구글이 실시간으로 인기 급상승 검색어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업계에선 ‘실검 부활설’이 일고 있다.
이와 관련 구글 측은 “인기 급상승 검색어는 구글 트렌드와 연동돼 나타나는 기능”이라고 일축했다.
하지만 실검은 네이버와 다음 등 국내 포털 사이트가 3~4년 전 폐지한 서비스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실검은 최근 트렌드와 누리꾼의 관심사를 실시간으로 알려준다는 장점이 있지만, 여론조작에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강도 높게 제기되면서 국내 포널에서는 2020년~2021년 서비스가 중단됐다.
지난해 네이버와 다음이 이용자 체류시간 증대 전략 일환으로 ‘트렌드 토픽’, ‘투데이 버블’ 등 트렌드 추천 기능을 선보였지만, 정치권에서는 실검 부활을 위한 꼼수라는 지적이 제기돼 철회했다.
이러한 제재로 국내 포털 사이트가 트래픽 타격을 입는 사이 구글은 급상승 검색어 서비스를 전면에 내세우며 점유율을 늘리고 있다. 인터넷트렌드에 따르면 지난달 1~31일 국내 검색 점유율은 네이버가 56.65%로 1위, 구글이 35.48%로 2위, 다음이 3.64%로 3위를 기록했다. 2022년 말 26.37%를 차지하던 구글은 점유율 30%를 넘기며 네이버와 격차를 좁히고 있다.
모바일에서도 성장세가 보인다. 데이터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가 공개한 2024년 상반기 모바일 앱 순위 총정리 리포트에 따르면 지난 5월 인터넷 업종 앱의 MAU(월간활성화이용자수)는 네이버가 4313만명으로 1위, 크롬이 3624만명으로 2위, 구글 앱이 3303만명으로 3위를 차지했다.
업계는 구글의 인기 급상승 검색어가 사실상 실검 서비스와 같다고 보고 있다. 한 관계자는 “구글에 제재를 두지 않는다면, 국내 플랫폼도 동일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신정원 기자 garden1@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