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하기 전 경쟁 점포 확인은 몹시 중요한 부분이다. 근처에 같은 업종의 창업자가 많다면 당연히 치열한 경쟁을 감수해야 할 것이다. 그래서 보통 창업하고자 하는 점포 주변의 근린상가와 역 주변 상가, 단지 내 상가 등을 꼼꼼하게 살펴보게 된다. 이때 현재는 같은 업종 점포가 없더라도 앞으로 동일 업종 가게가 들어올 계획이 있는지도 눈여겨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런데 요새 많은 분들이 경쟁 점포 조사 중 빼먹는 것이 바로 단지 내 커뮤니티 시설이다. 이는 단지 내 상가와는 다른데 입주민들에게 제공되는 편의시설 개념이다. 요새는 과거처럼 경로당이나 어린이 놀이시설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고 다양한 시설이 자리하기 때문에 아파트단지 주변 창업자라면 관심을 가지는 게 좋다.
최근 지어진 아파트단지에 가보면 헬스클럽과 독서실은 기본이다. 과거에도 운동기구를 가져다 놓은 곳이 있고 공부할 수 있는 공간이 있는 단지가 있었지만 그때는 솔직하게 일반 사설 헬스클럽이나 독서실의 경쟁 상대라 보기에는 시설이 열악했던 편이었다. 그러나 최신 아파트 시설에 가보면 중고급 수준의 헬스시설과 독서실을 보유하고 있는 곳이 많다. 외부에 있는 점포들과 비교했을 때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는 뜻이다.
아파트 헬스장임에도 남녀 구분된 샤워실은 물론 GX실 등이 구비되어 있기도 하며, 아파트 자체적으로 강사를 초청해 수업을 진행하기도 한다. 기구의 종류와 품질 역시 일반 헬스클럽과 대비해 큰 불편함을 못 느낄 정도로 양호한 편이다. 아파트 주민 입장에서는 단지 안에서 운동을 하면서 주민들과 커뮤니케이션하니 편리하다.
독서실 같은 경우는 면학분위기 조성을 위해 남녀 구분이 되어있는 것은 물론 수시로 관리가 이루어지고 있다. 학생 입장에서 독서실까지의 이동거리를 줄여 학습시간을 늘림으로써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고, 부모 입장에서는 자녀의 안전에 있어서 한결 안심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만약 이 같은 아파트단지 커뮤니티 시설을 체크하지 못하고 헬스장이나 스터디카페를 개설했다가 다소 당황하는 사례들이 있다. 단지 내 상가나 근린상가, 주상복합상가들만 살폈다가 나중에 존재를 알게 된 것이다. 그렇기에 해당 업종이라면 주변 아파트단지 내 커뮤니티 구성을 살펴보면 좋다.
최근에는 헬스장과 독서실 외에도 다양한 시설이 입점하고 있다. 커피숍이 자리해 단지 주민들과의 친목 도모의 장으로 활용되기도 한다. 그리고 최근에는 골프연습장과 실내골프장이 자리하는 곳이 많다. 실내골프장 창업을 고려하고 있다면 참고해 봐야 할 부분이 아닌가 생각된다.
그 외 필라테스, 요가 등 수업이 펼쳐지는 곳도 있으며 유아용 놀이센터가 마련된 곳도 있다. 여기에 일본어, 영어, 중국어 등 외국어 강좌가 열리는 곳, 공방처럼 작업실이 제공되는 곳 등 다양하다. 그 외 모임공간 등이 제공되는 곳도 있는데 모임공간을 제공하는 업종에서 생각해 볼 만한 사항이다.
업종은 점점 다양화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한 가지 간과해서는 안 될 점은 최신 아파트일수록 들어오는 프로그램이 다양하고 시설 또한 좋은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주의해야할 부분은 현재 들어서 있는 아파트단지만 볼 것이 아니고 앞으로 들어설 아파트단지도 체크해야 한다는 것이다. 분양 과정에서 커뮤니티시설 내용이 대부분 공개되므로 해당 사항을 참조하는 것이 좋다. 물론 시설은 입주 이후 변경될 수 있다.
아파트단지 주민들을 주수요층으로 삼는 경우라면 커뮤니티 시설이 하나의 경쟁 관계가 될 수 있어 보인다. 이렇게 되면 단지 내 상가와 커뮤니티시설이 합쳐져 아파트 자체가 하나의 상권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되기도 한다.
창업자라면 신규 아파트 또는 입주 예정인 아파트가 많은 곳에서의 창업시 이 같은 흐름과 자신의 업종과의 연관성을 따져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상가투자자들도 상가투자시 아파트 커뮤니티 센터가 하나의 경쟁관계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고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아파트단지 수 대비 근린상가 숫자가 적다고 해도 만약 단지 내 상가와 커뮤니티 센터가 거대하다면 자칫 주변 상가로의 고객 방문은 제한되는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
권강수 상가의신 대표·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