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열풍 어디까지] AI 열풍타고 시총 1위 넘본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26일(현지시각) 진행된 연례 주주총회에서 최근 자사가 주목받는 비결에 대해 언급하고, 향후 전략에 대해 설명했다. 뉴시스

 

‘세계에서 가장 비싼 기업’, ‘올해에만 150% 넘는 수익률’, ‘월스트리트에서 가장 가치 있는 주식’. 2주 동안 엔비디아에 달린 수식어다. 

 

이달 10일 주식분할을 단행한 엔비디아는 지난 18일 시가총액 3조3350억달러(약 4600조원)를 찍어 애플을 제치고 시총 1위에 오르며 주목을 받았다. 급등 후 일부 차익실현 등에 따라 현재 시총 순위는 3위로 내려왔지만, 엔비디아는 시장 상황에 따라 시총 1위 자리를 넘볼 만한 저력을 갖춘 기업으로 거론된다.

 

주식분할은 주식의 총수는 늘어나지만 시가총액엔 변함이 없다. 보통 주가가 올라 커진 몸집을 줄일 때 주식분할을 하는데 이러면 투자자들의 접근성을 키울 수 있어 주가에 호재로 작용한다. 엔비디아의 주식분할은 벌써 여섯 번째로, 몸집이 커진 횟수가 그만큼 많다는 의미다. 

 

엔비디아의 주가 상승세는 이달 들어 매우 가팔랐다. 주식분할을 앞두고 매수 수요 증가 기대감이 커져 멀티플(예상 수익 대비 주가)이 주가 상승을 이끌었고 지난 18일까지 파죽지세를 보였다. 그러다 차익을 실현하려는 매물 등 조정으로 인해 지난 20일부터 사흘 연속 주가 하락세를 나타내기도 했다. 올해에만 150% 넘는 수익률을 올린 엔비디아는 지난해에는 무려 230%가 넘는 주가 상승률을 기록했다. 

 

현재 전 세계 주식시장에서 가장 ‘핫한’ 종목인 엔비디아의 미래 비즈니스 모델은 무엇일까. 엔비디아는 반도체 회사다. PC, 노트북의 그래픽처리장치(GPU)를 만들며 GPU 리테일 시장에서 80% 넘는 점유율로 압도적인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특히 ‘인공지능(AI) 기술’을 강조하며 그 중요성을 결과로 보여주고 있다. 엔비디아는 현재 데이터센터 규모의 가속 컴퓨팅 플랫폼부터 새로운 칩, 라이브러리, 클라우드 서비스 등 모든 분야를 아우르는 풀스택을 선보이며, 기업의 생성형 AI 도입에 필요한 모든 인프라를 제공 중이다. 

 

지난해 글로벌 개발자 콘퍼런스인 ‘GTC(GPU Technology Conference)’에서 엔비디아 설립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젠슨 황은 기조연설 총 1시간 17분 중 AI 소개에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하며 AI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권세환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과거에는 주로 고사양 게임을 즐기는 유저 중심으로 GPU가 소비됐지만 암호화폐 채굴과 AI 개발에도 우수한 성능을 보여준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소비 시장이 확대됐고, 쿠다(CUDA)라는 프로그래밍 플랫폼을 지원함으로써 AI 개발자들에게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들어 AI의 적용 범위가 점점 넓어지고 있는 가운데 주요 기업들이 AI 투자를 확대하며 엔비디아 주가도 덩달아 상승세를 보인다. 시장에서도 AI 인프라에 대한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고 있어 이와 관련된 기업의 실적 또한 호조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국 빅테크 반등에 한국의 AI 관련주도 영향을 받아 상승세를 보인다. 김일혁 KB증권 연구원은 “메타 플랫폼스를 비롯한 ‘하이퍼스케일러(대규모 데이터센터 보유 회사)’의 투자가 약해지거나 엔비디아의 독점력이 훼손되기 전까지 엔비디아의 상승 추세는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주희 기자 jh224@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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