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5월 경상수지가 한 달 만에 흑자를 기록하며 2년 8개월 만에 최대 규모로 불어났다. 상품수지는 반도체와 승용차 수출 호조로 32개월 만에 최대치를 나타냈다. 해외 배당 지급 등 일회성 요소도 사라지면서 본원소득수지가 흑자로 전환한 영향이다.
한국은행이 5일 발표한 ‘2024년 5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5월 경상수지는 89억2000만달러로 흑자를 기록했다. 지난 3월(69억3000만달러) 이후 두 달 만에 플러스로 돌아섰다.
한은은 최근 수출 증가에 따라 상반기 경상수지 흑자가 지난 5월 전망치(279억달러)를 웃돌 것으로 내다봤다.
경상수지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상품수지는 89억2000만달러로 14개월 연속 흑자를 보였다. 상품수지 수출은 589억500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11.1% 증가했고, 수입은 502억만달러로 1.9% 감소해 흑자를 냈다.
서비스수지는 여행과 기타사업서비스 등을 중심으로 12억9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서비스수지는 25개월째 마이너스를 이어가고 있다. 여행수지는 8억6000만달러 적자를 냈다. 하지만 지식재산권 수지는 특허권 및 상표권 사용료의 수입이 늘면서 1억 달러로 흑자 전환했다.
본원소득수지는 배당소득을 중심으로 17억6000만달러 흑자를 나타냈다. 배당소득수지는 19억5000만달러 흑자를 냈다. 이전소득수지는 3억1000만달러의 적자를 보였다.
한국은행은 “전월의 일시적인 적자에서 벗어나 상품, 서비스, 본원소득수지 모두 양호한 흑자를 보였다”며 “상품 수출이 8개월 연속 증가한 반면 수입은 비에너지를 중심으로 한달 만에 소폭 감소하며 흑자 규모가 확대됐다”고 말했다.
5월 중 금융계정 순자산(자산-부채)은 75억8000만달러 증가했다. 4월에는 66억달러 줄었지만 한 달 만에 반등했다. 직접투자는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63억3000만달러 증가했고, 외국인의 국내 투자는 7억9000만달러 증가했다.
증권투자에서는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주식을 중심으로 71억달러 증가했고, 외국인의 국내투자는 채권을 중심으로 23억2000만달러 늘었다.
5월 수출은 580억4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1.5% 증가했다. 선박을 제외하면 9.7% 증가했다.
품목별로 보면 철강제품은 감소세가 지속됐으나 반도체, 정보통신 기기, 석유제품, 승용차 등은 증가세가 지속됐다.
지역별로는 유럽연합(EU) 지역으로 수출은 감소세가 지속됐으나, 동남아, 미국, 중국 등 주요 지역으로의 수출을 증가세를 보였다.
수입은 531억9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0% 줄었다. 원자재와 자본재, 소비재 모두 감소로 전환됐다.
이주희 기자 jh224@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