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치료제가 집중력 향상에 도움된다고 알려지면서, 대도시 청소년들이 ADHD를 이유로 병원 진료를 받은 사례가 급증했다. 청소년들이 치료제를 오남용 하게 되면 두통이나 불안을 넘어 심각한 부작용까지 이어질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10일 김대식 국민의힘 의원실이 질병관리청, 국민건강보험공단 등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10대 ADHD 진료 인원은 서울 기준 2021년 1만489명에서 지난해 1만7230명으로 64.3% 급증했다. 같은 기간 부산과 대구의 10대 ADHD 진료 인원은 각각 56.3%, 66.6% 급증했다.
이 통계는 병원 등 요양기관에서 진료 중 진단명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호소, 증세 등에 따른 것으로, 진료받은 10대가 ADHD인 것으로 최종 판정받은 것이라 볼 수는 없다.
ADHD는 주의력이 떨어지고 산만하며 충동 조절과 행동 통제가 안 되는 증상을 보이는데, 메틸페니데이트는 집중력과 각성을 높여준다. 이에 메틸페니데이트가 ‘공부 잘하게 되는 약’, ‘집중력을 높이는 약’으로 알려져 10대 ADHD 환자 급증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조사에서 10대 메틸페니데이트 처방 환자는 2022년 6만8288명에서 지난해 8만6086명으로 26.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식약처와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 등에 따르면 ADHD 진단이나 전문가와의 상의 없이 메틸페니데이트를 잘못 사용하는 경우 두통이나 불안을 겪을 수 있고, 드물지만 환각이나 망상, 자살 시도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김 의원은 “ADHD 치료제는 의사 처방에 따라 환자에게 투약해야 하는 향정신성 의약품”이라며 “ADHD 환자에게는 신속한 처방이 있어야겠지만, 학부모와 수험생의 불안 심리로 약품이 오남용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한편, 메틸페니데이트를 처방받은 환자는 30대에서도 크게 늘게 늘었다. 식약처가 지난 2일 발표한 ‘2023년 의료용 마약류 취급현황 통계’에 따르면 메틸페니데이트 처방 환자는 2022년 22만1438명에서 지난해 28만663명으로 26.7% 늘었다. 10대 환자 수가 8만6086명으로 가장 많았으나, 2022년 대비 증가 폭은 30대 환자가 40.78%(1만3126명)로 가장 컸다.
이에 식약처는 처방받은 환자와 처방량 등이 모두 증가한 메틸페니데이트 관련 안전사용기준 등 주요 내용을 ‘마약류의 오남용 방지를 위한 조치기준(식품의약품안전처 고시)’에 추가해 오남용 조치기준을 벗어나 의학적 타당성 없이 처방한 의료인을 대상으로 처방 제한·금지 등을 조치할 방침이다. ADHD 치료제 안전사용기준의 주요 내용은 메틸페니데이트를 ▲ADHD로 진단받은 환자에게 사용할 것 ▲1회 처방 시 3개월 이내로 처방할 것 등이다. 또한 식약처는 메틸페니데이트 오남용 우려 의료기관과 사용자에 대한 검·경 합동 기획 감시도 시행한다.
최서진 기자 westji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