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생명·ABL생명 매각 추진 중…직원 고용 불안감↑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은 24일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직원들의 노동 기본권과 독립적인 경영 보장 등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주희 기자 

 

 우리금융지주가 동양생명, ABL생명의 패키지 인수합병(M&A)을 추진하는 가운데, 두 생명보험사 직원들의 고용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또한 이 과정에서 금융위원회의 방관적 태도도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해 두 회사는 최고 순이익과 흑자를 기록하는 등 양호한 성적표를 받았는데, 중국계 자본이 이런 알짜배기 회사를 ‘먹튀(먹고 튀다)’하는 데 금융위가 수수방관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은 24일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이런 내용을 주제로, 직원들의 노동 기본권과 독립적인 경영 보장 등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무금융노조는 조합원 및 직원들의 노동 기본권 보장을 위해 우리금융지주가 인수 완료 후에도 동양생명과 ABL생명 직원들의 고용관계를 유지하고 노동조합과 교섭을 통해 합의할 것을 요구했다.

 

 이들은 인수 완료 이전까지 두 생보사의 노사가 체결한 단체협약과 각종 합의서에 대해 인수회사가 사용자로서의 지위를 승계한다는 합의서를 체결해달라는 입장을 밝혔다. 또 인수 완료 이후 동양생명과 ABL생명보험을 합병할 경우, 합병 및 이에 따른 인적 물적 구조 개편에 대해 노동조합과 교섭 및 합의도 요구했다.

 

 지난달 25일 우리금융지주는 공시를 통해 동양생명과 ABL생명 인수를 위해 대주주와 비구속적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현재 인수에 대한 협의를 진행 중이다.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최대주주는 중국의 다자보험그룹이며, 다자보험그룹과 계열사인 안방그룹이 동양생명 지분 75.4%를 보유하고 있고, ABL생명 지분은 다자보험이 계열사를 통해 100% 소유하고 있다.

 

 다자보험그룹의 최대주주는 우리나라의 예금보험공사와 같은 중국보험보장기금이다. 중국보장기금은 올해 말까지 동양생명과 ABL생명을 매각한 뒤 내년에 다자보험그룹을 정리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앞서 안방그룹은 2015년 6월 동양생명을 인수하고, 2016년 ABL생명을 인수하면서 한국 보험시장에 진출했는데, 사무금융노조는 금융위가 이들을 인가하는 과정에서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사무금융노조 측은 애초에 중국계 자본이 동양생명과 ABL생명을 인수할 때부터 경영 의지를 가지고 인수했는지 의구심이 든다는 입장으로, 당시 금융위가 속전속결로 인가를 허용하면서 중국계 자본이 이런 알짜배기 회사를 ‘먹튀’하는데 원인을 제공했다고 주장했다.

 

 동양생명은 지난해 사상 최대인 2957억원의 순이익을 올렸고, 보험사의 미래 수익성을 가늠하는 주요 지표인 보험계약마진이 올 3월 말 기준 2조6912억원으로 집계됐다. ABL생명도 지난해 804억원의 순이익을 올리며 흑자를 기록했다. 

 

이주희 기자 jh224@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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