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에서 올해 2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달성한 KB금융의 목표주가를 연이어 높여잡고 있다. KB금융은 2분기에도 견조한 경상이익을 거둔 가운데 KB국민은행에서 880억원의 주가연계증권(ELS) 투자자 보상과 관련한 충당부채 환입이 발생했다. 금호타이어 관련 440억원의 대손충당금 환입도 순익 규모 증가에 기여했다. 다만 올해 들어 주가가 가파르게 올랐던 만큼 단기 상승 폭은 제한적일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24일 하나증권은 KB금융에 대한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하고, 목표주가를 10만2000원에서 11만원으로 높여잡았다. 목표가 상향은 2분기 실적 호조세를 반영해 올해 이후의 이익추정치를 상향했기 때문이다.
최정욱 하나증권 팀장은 “KB금융의 2분기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5.6% 증가한 1조7320억원으로, 컨센서스를 큰 폭 상회한 어닝 서프라이즈를 시현했다”고 진단했다. 이에 대해 시중금리 하락에 따른 기타비이자이익 증가, 홍콩 ELS 관련 충당부채 환입, 590억 규모의 금호타이어 충당금 환입 등에 힘입은 결과라고 분석했다.
IBK투자증권은 KB금융의 지난 2분기 깜작 실적을 반영해 목표주가를 종전 10만3000원에서 11만원으로 상향했다. 우도형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 KB금융의 지배주주순이익은 컨센서스를 17.5% 상회하는 실적”이라면서 “실적 서프라이즈에 따른 연간 자기자본이익률(ROE) 상승을 반영해 목표주가를 올려잡았다”고 전했다. 한국투자증권도 KB금융의 목표주가를 종전 10만원에서 11만원으로 상향했다. 백두산 연구위원은 “ELS 환입 등을 제외한 분기 경상 순이익은 1조6000억원대까지 늘었다”고 진단했다.
대신증권은 KB금융의 목표주가를 11만2000원으로 유지했다. 목표주가는 유지했지만 여타 증권사 대비 높은 수준이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위원은 “2분기 KB금융은 컨센서스를 17% 이상 상회하는 수준의 실적을 내며 분기 기준 사상 최대의 이익을 냈다”고 분석했다.
증권가에선 KB금융이 주주환원을 강화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박 연구위원은 “연간 총액 기준 1조2000억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했기 때문에 줄어드는 주식 수를 감안하면 주당배당금(DPS)은 증가할 수밖에 없는데, 2분기 DSP는 791원으로 1분기 대비 7원 증가했다”면서 “4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에도 보통주자본비율(CET1)비율이 13.6%를 상회하는 점도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최 팀장은 “KB금융의 연간 자사주 매입·소각 총액은 7200억원으로 1조2000억원의 현금배당 규모를 감안 시 연간 2조원에 가까운 금액을 주주환원에 사용하는 셈”이라고 짚었다. 백 연구위원은 “KB금융의 CET1 비율은 13.6%로 높아 추가 주주환원 확대 여력은 충분하다”며 “내년도 자사주 매입 소각액은 8400억원까지 확대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올해 들어 KB금융의 주가가 60% 넘게 뛴 만큼 단기간 내 추가 주가 상승폭은 제한적일 거란 목소리도 있다. 실제로 이날 KB금융엔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졌다. KB금융은 이날 장 시작 직후 9만500원까지 뛰며 52주 최고가를 경신했지만, 전거래일 대비 4.19% 하락한 8만4600원에 마감했다.
오현승 기자 hso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