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물가 상승률 2.0%대 안정세…한은, 금리인하 언제쯤?

이창용(왼쪽 두번째) 한국은행 총재가 3일 오후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 서울에서 열린 ‘2024 세계경제와 금융안정 컨퍼런스’에 참석한 모습. 뉴시스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0%대로, 3년 5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물가안정을 위해 10월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했다. 다만 수도권 집값과 가계부채가 가장 큰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11월로 늦춰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3일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8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14.54(2020년=100)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2.0% 상승했다. 이는 2021년 3월(1.9%)로 3년 5개월 만에 가장 낮은 상승률이다. 4월 2.9%, 5월 2.7%, 6월 2.4%, 7월 2.6%에 이어 연속 5개월째 안정세를 보였다. 햇과일 출시 등으로 과일류 가격이 하락했고 석유류 물가는 국제유가 하락과 작년 가격상승 기저효과 등으로 상승폭이 축소됐다. 

 

 이창용 총재는 전날 '2024 세계 경제와 금융안정 콘퍼런스'에서 "물가 상승률만 보면 금리 인하를 충분히 고려할 수 있는 시기가 됐다"면서 "이제 금융 안정 등을 봐서 어떻게 움직일지 적절한 타이밍을 생각할 때"라고 평가했다. 여기에 미국이 9월 금리 인하를 확실시했고, 내수 경기 부양이라는 대내외 여건이 모두 마련된 상황이라고 보고 있다.

 

 다만 집값 상승과 가계부채 증가가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6월 이후 서울 아파트 가격의 주간 상승률, 0.3% 안팎으로 연간으로 따지면 15% 수준. 또 지난달 5대 은행 가계대출 한 달 만에 9조6000억, 주택담보대출은 8조9000억 원이 증가해 역대 최대 폭을 기록했다. 

 

 이 총재와 같은 행사에 참석한 신성환 금융통화위원은 “주택 가격 문제가 좀 심각한 것 같다"며 "이미 버블 영역으로 들어간 거라고 집값이 소득 대비 더 올라가 버리면 금융 시장 안정을 상당히 저해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소비자 물가가 한은의 안정 목표에 도달했지만, 10월 열리는 금통위에서 금리 인하에 나설 지 여부는 주택가격 상승에 따른 금융불안정 측면을 주의 깊게 고려해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시사한 것.

 

 시장에서도 그동안 한은이 집값과 가계부채를 금리 동결 이유로 내세웠다는 점에서 10월 인하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시각을 내놨다. 주택담보대출이 통상 계약 시점에서 2~3개월 시차를 두고 실행된다는 점에서 현실적으로 이달 말까지 잡히기 어렵다고 전망하고 있다. 

 

현정민 기자 mine04@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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