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티브 시니어가 뜬다] 디지털 친숙도 높고 건강 관리에 진심…액티브 시니어, 가전업계 큰손으로

음성으로 홈 가전 제어…중장년층 케겔운동 돕는 안마의자도
55~69세 소비·지출 규모 증가세…"'그랜드 제너레이션' 시장 확대"

모델들이 가전 업계 최초로 허브에 생성형 AI를 탑재한 LG AI홈의 핵심 디바이스 ‘LG 씽큐 온'을 소개하고 있다. LG전자 제공

 

 가전시장에서도 ‘액티브 시니어’가 주축으로 점차 부상하고 있다. 이들은 이전 세대에 견줘 소비성향이 높고 건강, 문화 등 가치 소비를 즐기는 경향이 뚜렷하다는 특징을 지닌다. 디지털 기기도 비교적 능숙하게 다룬다. 초고령사회 진입을 앞두고 액티브 시니어는 가전업계의 핵심 소비계층으로 자리 잡을 거란 전망이 나온다.

 

 ◆AI홈 강화하는 가전업계…케겔 운동 돕는 안마의자까지

 

 25일 가전업계에 따르면 주요 제조사들은 액티브 시니어를 겨냥한 다양한 솔루션과 제품을 속속 선보이고 있다. LG전자는 이달 초 독일에서 개최된 ‘IFA 2024’에서 은퇴 후 여유 있는 삶을 추구하는 액티브 시니어의 라이프스타일을 담은 공간을 제시했다. 이 회사는 전시장에서 ‘LG 씽큐 온’이 캘린더 일정을 음성으로 브리핑하고 택시 호출을 돕는 등 생활 전반을 세심히 관리하는 모습을 소개했다. 또한 운동 일정이 끝날 때쯤 세탁기 코스를 미리 설정해 놓은 ‘기능성 의류’로 바꿔주는 등 가사 부담을 덜고자 가전제품이 유기적으로 작동하는 방식도 구현했다. 세탁기에 에러가 뜨는 경우 원인과 해결방법, 관리방법까지도 알려준다.

 

 삼성전자는 자사 웨어러블 기기 ‘갤럭시 링’에 갤럭시 AI를 적용했다. 갤럭시 링은 심박 수 센서, 가속도 센서, 피부 온도 센서를 탑재한 게 특징으로, 액티브 시니어의 건강 모니터링을 지원한다.

 

‘갤럭시 링’ 티타늄 골드 제품 사진. 삼성전자 제공

 

헬스케어로봇 기업 바디프랜드가 선보인 안마의자 ‘카르나’는 케겔 운동을 돕는다. 중장년층일수록 방광, 장(腸) 등 주요 장기를 지지하고 보호하는 골반저근육 관리의 필요성이 커진다는 점에 착안해 개발됐다. 바디프랜드 관계자는 “여성 및 갱년기에 접어든 연령대의 건강관리에 특히 도움이 되는 제품”이라고 소개했다. 

 

모델이 바디프랜드 안마의자 ‘카르나’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 바디브랜드 제공

 

◆ “액티브 시니어, 향후 소비 영향력 더 커질 것”

 

 액티브 시니어는 일반적으론 경제적 여유를 바탕으로 왕성한 소비활동을 보이고, 나의 행복을 위해 아낌없이 투자하는 경향을 보인다. 과거 부모세대 대비 가족의 삶뿐만 아니라 자신의 인생도 중요하게 여긴다.  

 

 정지윤 LG경영연구원 연구위원은 ‘향후 30년간 확대될 액티브 시니어의 소비파워’ 보고서에서 “55~69세의 전체 소비지출 규모는 현재 25~39세의 0.9배 수준에서 오는 2057년이면 1.7배에 이를 정도로 성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커피믹스를 즐겨 마시던 시니어들이 커피머신을 구매해 나만의 홈 카페를 차리고, 외모 관리에 관심이 많아지면서 뷰티 케어 기기도 구매한다고 분석했다. 한 예로 의류 관리기는 나이가 들어도 계속 멋지게 보이고 싶어하는 액티브 시니어의 수요를 이끌어냈다. 정 연구위원은 “20년 전에는 55~69세 전체의 가전 구매금액이 25~39세 전체의 0.5배 수준이었지만, 이제는 0.7배를 넘어섰다”고 설명했다.

 

 향후 액티브 시니어를 겨냥한 가전시장이 더욱 확대될 거란 분석이 나온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한국에선 1951년에서 1970년 사이 태어난 이른바 ‘그랜드 제너레이션’의 인구 비중이 높은데, 최근 이들이 서서히 자신을 위해 돈을 쓰기 시작했다”면서 “향후 안마의자 등 헬스케어 가전이나 고급 침대 등 액티브 시니어를 대상으로 한 시장이 점차 확대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서 교수는 이어 “기대수명과 건강수명 간 격차를 줄이려는 움직임도 프리미엄 시장 확대의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오현승 기자 hs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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