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분양택지 대금연체 급증·매입임대 실적 저조... 주택공급 차질 빚나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 8월 20일 부천시 소재 LH 신축 매입임대 사업지를 방문해 관계자로부터 매입임대 현황을 듣고 있다. 기획재정부 제공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공급한 택지를 사들인 업체들이 대금을 연체하거나 해약하는 사례가 급증한 것으로 드러났다. 토지 계약 해지도 최근 5년 새 최다를 기록해 주택 공급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1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안태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LH 공급택지 매매대금 연체 현황에 따르면 올해 8월 기준 연체 금액은 모두 6조2475억원으로 집계됐다. 토지 매매대금 연체액은 2021년 2조689억원, 2022년 3조8550억원으로 늘더니 지난해에는 6조9281억원으로 급증했다. 대금 연체 면적은 554만5000㎡에 달한다.

 

 토지 해약 역시 큰 폭으로 늘었다. 토지 해약은 토지매수자가 중도금을 빌린 대출 기관으로부터 해제 요청 및 중도금 반환 청구가 들어오거나 대금을 장기 연체하는 경우 등에 발생한다. 올해 8월 말 기준 해약된 토지는 모두 462필지로 2023년 249필지보다 2배 가까이 늘었다. 해약 금액은 4조8643억원으로 최근 5년간 해약 금액이 가장 작았던 2021년 3251억원의 15배에 달했다. 해약 면적은 138만1000㎡로 2022년(20만5000㎡)의 7배에 육박했다.

 안태준 의원은 “LH 매각 토지의 연체와 계약 해지가 증가하는 것은 LH의 재정 부담 증가는 물론 국가적인 차원에서는 주택 공급이 크게 줄어든다는 의미”라며 “건설사의 자금 흐름이 원활하지 않은 데다 연말 자금 압박이 더 심해질 수 있는 만큼 정부가 면밀히 살펴 해약을 줄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LH는 “토지 매수자 부담을 줄이고자 토지리턴제, 거치식 할부판매, 중도금 대출추천 조건 완화 등 판매 촉진 방안을 지속해서 시행 중이다. 해약 토지에 대해서는 시장 상황을 고려해 재매각을 추진, 주택 공급이 지체되는 상황을 방지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LH의 신축 매입임대주택 공급량도 갈수록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LH가 국토교통위 소속 맹성규 민주당 의원(국토교통위원장)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올해 신축매입약정 사업 실적은 지난 7월까지 1811가구다. 해당 실적은 2021년 1만6254가구, 2022년 1만1830가구, 지난해 4439가구 등으로 계속 줄었다. LH 매입임대주택은 LH가 민간 주택을 사들여 시세 대비 저렴한 임대료로 공급하는 주택이다. 이 중 신축매입은 새로 짓고 있는 주택을 LH가 사들여 공급한다.

 

 이한준 LH 사장은 이날 국정감사에서 “매입임대주택을 대폭 확대해 전세시장을 조기에 안정시키도록 하겠다”며 “올해와 내년 10만 가구 이상의 신축매입 임대주택을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실적이 저조해 사업목표 달성이 불투명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정인 기자 lji201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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