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오는 2030년 BS(비즈니스솔루션)사업본부의 매출액을 10조원까지 대폭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전기차 충전기 사업과 의료용 모니터 사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해 B2B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장익환 LG전자 BS사업본부장은 10일 경기 평택시 소재 LG디지털파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LG전자는 지난 66년간 축적해 온 가전제품을 사용하는 고객과 고객이 거주하는 다양한 공간에 대한 이해와 노하우로 B2B 고객에게 맞춤 서비스와 차별화된 솔루션을 제안하는 사업 파트너가 될 것”이라며 “2030년까지 BS사업본부의 매출액을 현재의 2배 수준인 10조원 규모로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지난 8월 열린 ‘인베스터 포럼’에서 사업 포트폴리오 혁신을 위한 4대 전략의 하나로 ‘B2B 가속화’를 언급한 바 있다. 오는 2030년까지 전체 매출 중 B2B의 비중을 45% 수준까지 늘리겠다는 각오다. LG전자는 다양한 B2B 제품과 솔루션을 비롯해 전장, 냉난방공조(HVAC), 빌트인 가전, 스마트팩토리 솔루션 등 다양한 B2B 사업 역량을 키우고 있다고 소개했다. 단순히 실내 공간을 넘어 모빌리티, 비즈니스 공간 등으로 사업 영역 확장을 통해 사업 체질까지 변화시킨다는 목표다.
현재 BS사업본부는 호텔, 매장, 기업, 학교 등 다양한 버티컬(특정 고객군)별 맞춤 상업용 디스플레이부터 LG 그램·모니터 등 IT기기, 상업용 로봇, 전기차 충전기 등 LG전자의 대표적인 B2B 제품과 솔루션 사업을 이끌고 있다. 일부 성과도 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 발표에 따르면 모니터사이니지와 TV사이니지 등 사이니지 시장에선 LG전자의 시장점유율(중국시장 제외 기준)이 2022년 25.1%에서 올해 상반기 29.2%로 상승했다. 반면 모니터의 경우 아직 시장점유율은 7~8%에 머물고 있다.
LG전자는 향후 전기차 충전기 사업과 의료용 모니터 사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키워낸다는 각오다. 오는 2030년까지 미국 급속충전기 시장 내 약 8% 시장점유율을 확보하며 충전 솔루션 사업자로서의 입지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LG전자는 평택 LG디지털파크 내 ‘실차시험소’를 두고 자사가 출시하는 국내외 모든 전기차 충전기로 글로벌 차량 제조사들이 판매 중인 전기차를 직접 충전하며 화재 안정성, 전압 및 주파수 변환 안정성 등을 검증하고 있다. 이 밖에 전기차 충전기의 전자파 방출량을 테스트하는 EMI체임버, 전기차 충전기의 내구성을 테스트하는 EMS쉴드룸을 두고 품질력을 한층 제고하고 있다. 장 본부장은 “LG전자는 한국에서 전기차 충전기 사업자 중 후발주자이기 때문에 제품을 얼마나 더 늘리느냐, 한국, 북미 중심의 사업을 유럽, 아시아 등으로 넓히느냐가 중요하다”면서 “내년 말까지 제품 라인업을 빨리 보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의료용 모니터도 집중적으로 키워 5년 내 글로벌 ‘톱3’ 사업자로 도약한다는 목표다. LG전자는 세계 최고 수준의 화질 기술을 앞세워 지난 2016년부터 의료용 영상기기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현재 운영 중인 의료용 모니터는 임상용·진단용·수술용 등 총 14종, 디지털 엑스레이 검출기(DXD: Digital X-ray Detector) 라인업은 총 6종이다. 특히 LG전자 비즈니스 이노베이션 센터(BIC)에 전시된 ‘디지털 엑스레이 검출기’는 별도의 필름 없이 촬영한 결과를 PC 모니터로 선명하고 정확하게 보여준다. 장 본부장은 “의료용 장비 분야는 지멘스, GE, 필립스 등이 꽉 잡고 있는 시장”이라서면서 “처음부터 무모하게 메이저 회사와 경쟁하기보다는 LG전자가 강점을 지닌 모니터를 잘 활용할 수 있는 분야에서 출발하자는 생각에서 의료용 모니터를 주요 공략 영역으로 잡았다”고 설명했다.
오현승 기자 hso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