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항공박물관(관장 안태현)이 ‘사람은 황새처럼 날 수 없을까?’라는 인류의 오랜 꿈을 100년 전 실현해 낸 독일의 오토 릴리엔탈(Karl Wilhelm Otto Lilienthal, 1848-1896)의 도전기를 다룬 특별기획전을 지난 14일 오픈했다고 17일 밝혔다.
이 전시는 개관 5년차 국립항공박물관의 첫 번째 국제 교류 전시다. 독일 오토 릴리엔탈박물관과의 협업으로 한국에서 첫 번째로 공개하는 다양한 원본 자료와 실제 크기로 제현·제작한 ‘표준 글라이더’ 기체를 중심으로 구성됐다.
국립항공박물관은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비행학교 개교일 100주년을 기념해 2020년 7월 5일 개관한 이후 5년차를 맞이했다. 국내 첫 ‘항공’ 주제 국립박물관으로 개관 전부터 ICOM(국제박물관협의회)에 가입해 100여 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전 세계의 항공박물관들의 사례들을 적극 수집하고 다양한 네트워크를 구축해 왔다. 이를 바탕으로 개관 1년차부터 매년 국제저널 ‘Aviation and Cultiure(항공과 문화)’을 발간,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했다.
국립항공박물관의 이러한 국제교류 협력 행보는 제 2대 안태현 관장이 취임하면서부터 본격적으로 성과를 이루기 시작했다. 2022년 체코 프라하에서 열린 세계 박물관대회에서 ICOM의 국제위원회 중 하나인 CIMUSET(국제과학기술박물관위원회)의 연례 학술대회를 유치하고, 2023년 10월 21일부터 27일까지 일주일간 국내외 31개국 박물관 전문가 100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과학박물관에서의 접근성 적용’에 대한 폭넓고 의미깊은 논의를 이끌어 냈다.
특히 올해 9월 1일 오스트리아 비엔나 과학기술박물관에서 개최된 제 51회 연례 학술대회 총회에서 맺은 ‘국제 항공박물관 네트워크’ 운영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통해 CIMUSET과의 전략적 협력 관계를 더욱 발전시켰다. 안태현 관장과 Marie Gilvertova(마리 길베르토바) 회장간 체결된 이 협약은 향후 4년간 네트워크를 통해 항공박물관 전문인력을 위한 국제 워크숍을 운영하는 데 있어 상호 협력하고 지원하는 것을 기본 내용으로 하고 있다. 이 협약을 통해 국립항공박물관은 1946년 발족된 이래 최초로 CIMUSET의 Special Interest Group(특별 관심 그룹)으로서의 지위를 공식적으로 인정받게 됐다.
국립항공박물관은 CIMUSET의 특별 관심 그룹으로서의 첫 활동은 사전 공식 행사로 15개국 20개 기관, 32명이 참여한 가운데 ‘국제 항공박물관 네트워크 세미나’를 비엔나 현지에서 개최했다.
이와 함께 캐나다 항공우주박물관(Canada Aviation and Space Museum)과 2025년 상반기 중 첫 번째 ‘항공박물관 전문인력을 위한 워크숍’ 공동 개최를 확정했다. 국립항공박물관이 기획하고 있는 전문가 워크숍은 2025년부터 2027년까지 3년간 전 세계 유수의 항공박물관에서 일주일간 ‘항공박물관’의 현안과 주요 관심사를 주제로 집중 트레이닝 과정으로 운영되며 4년차인 2028년에는 국립항공박물관에서 그 결과 및 의의를 도출하는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국립항공박물관은 수장 공간 확보, 매달린(행잉) 기체의 안전과 관리, 항공 콘텐츠의 다양화 및 전문화 등 현안과 앞으로의 발전 방향들을 국제적 전문가들과 함께 고민하고 모색해보는 기회를 가질 것이다.
안태현 관장은 국제 항공박물관 네트워크 발족에 앞서 “항공은 과학적인 원리나 산업의 발달 부분에 있어 서로 적극적으로 공유할 수 있는 콘텐츠를 가지고 있으며, 항공을 통해 누릴 수 있는 다양한 문화는 나라마다 다름을 보여줄 수 있는 양면적 콘텐츠이다. 그간의 여타 국제 교류 사업와 달리 제한된 기간을 일차적으로 설정해 보다 구체적인 결과를 도출하고 지속가능한 국제 항공박물관 네트워크가 구축될 수 있도록 세심한 정성을 기울일 것이다. 이를 통해 국립항공박물관이 박물관계에서 또 다른 유형의 네트워크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혜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