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불가리아 대형원전 설계 계약 체결... 15년 만에 해외 원전 사업 재개

4일(현지시간) 불가리아 코즐로두이 대형 원전 설계 계약 체결에 앞서 진행된 면담 자리에서 현대건설 윤영준 사장(왼쪽)과 디미타르 글라브체프 총리가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현대건설 제공

 현대건설이 불가리아 코즐로두이 원전 단지에 들어서는 대형 원전 2기 설계 계약을 따내며 15년 만에 해외 원전 사업 재개의 포문을 열었다.

 

 현대건설은 4일(현지시간) 불가리아 소피아 국무회의 청사에서 불가리아 원자력공사(KNPP NB, Kozloduy NPP-New Builds)와 코즐로두이 원자력 발전소 신규 건설공사의 설계 계약(ESC, Engineering Services Contract)을 체결했다. 현대건설은 미국 웨스팅하우스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본 사업을 수행할 계획이다. 

 

 앞서 현대건설은 지난 2월 코즐로두이 원자력 발전소 신규 건설공사 입찰에 참여한 글로벌 기업 중 유일하게 까다로운 사전요건을 모두 충족하며 입찰자격심사(PQ)를 단독으로 통과했다.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이후 15년 만에 거둔 원전 수출 성과였다.

 

 디미타르 글라브체프 불가리아 총리는 이날 계약 서명식에 앞서 윤영준 현대건설 사장과 만나 “글로벌 원전 시장에서 기술력을 입증한 현대건설과 계약을 체결하게 되어 기쁘다”며 “현지 파트너사와 협력을 통해 이번 사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코즐로두이 원자력 발전소 신규 건설공사는 불가리아 수도 소피아로부터 북쪽으로 약 200㎞ 떨어진 코즐로두이 원전 단지에 대형 원전 2기를 추가 건설하는 초대형 사업으로 올해 1단계 설계에 착수하고 2단계인 EPC의 본계약은 내년 말에 체결한다. 준공 목표는 2035년이다. 전체 프로젝트 규모는 2009년 바라카 원전에 맞먹는 20조원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불가리아 전력 생산의 3분의 1을 담당하는 코즐로두이 원전은 1974년 상업운전이 시작된 불가리아 최초의 원자력발전소다. 노후화된 1~4호기는 폐쇄됐고 러시아에서 개발된 가압경수로형 모델인 5·6호기가 가동 중이며, 이번에 건설할 7·8호기는 웨스팅하우스의 AP1000 노형이 적용될 예정이다.

 

 현대건설은 이번 1단계에서 BOP(Balance of Plant·에너지를 전달하는 데 필요한 원자력 발전소의 모든 지원 구성요소 및 보조 시스템) 및 사업지 인프라 설계, 인허가 지원 등을 담당하며 공사 기간은 사업 착수일로부터 12개월이다.

 

 회사 관계자는 “대한민국 원전의 반세기를 이끌어온 현대건설이 2009년 UAE 바라카 원전에 이어 두 번째로 세계 원전 역사에 남을 초대형 프로젝트를 맡게 됐다”며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원전 지원 정책과 현대건설의 독보적인 원전 사업 역량을 토대로 코즐로두이 대형 원전을 성공적으로 건설함으로써 불가리아의 에너지 안보를 강화하는 동시에 유럽 전역에 현대건설의 원전 건설 영향력을 확대해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이정인 기자 lji2018@segye.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egye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