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5대 증권사(미래에셋증권·한국투자증권·삼성증권·NH투자증권·키움증권)의 올해 3분기 순이익 합계는 1조2267억원으로 전년 대비 69.55% 증가했다. 해외주식 거래대금 확대에 따른 실적 호조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반면에 중소형 증권사들은 개인투자자들의 국내 증시 이탈로 위탁매매 수수료 수익이 줄어들었고,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손실을 대체할 만한 수익성을 찾지 못해 실적 악화에 시달리고 있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5대 증권사 모두 3분기 순이익과 올해 3분기까지의 누적 순이익이 지난해 대비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 3분기까지 누적 기준 영업이익 규모는 모두 4조5375억원으로 지난해(3조2038억원)보다 41.6% 늘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3분기 순이익이 330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때보다 72.1% 증가했다. 위탁매매와 투자은행(IB), 자산관리(AM), 자산운용(Trading) 등 전 부문에서 고른 성과를 낸 것으로 나타나면서 가장 먼저 영업이익 ‘1조 클럽(1조1587억원)’에 진입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순이익이 2901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277% 급증한 것으로 IB 수수료 증가와 기업공개(IPO) 딜 흥행 등으로 인수주선 수수료가 늘었다. 또 연금과 해외주식 잔고의 꾸준한 외형적 성장세도 두드러졌다. 영업이익도 9415억원을 달성해 올해 1조원 고지를 넘길 것으로 기대된다.
키움증권과 삼성증권은 각각 2116억원, 2403억원을 기록했다. 키움증권은 해외주식 거래대금 증가에 힘입어 해외주식 위탁매매 수수료 수익이 전 분기보다 31.6% 늘어난 524억원을 기록했다. NH투자증권은 전년 대비 52.8% 늘어난 1539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증권업계는 4분기에도 대형 증권사들의 호실적을 예상했다.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으로 주식시장 활성화와 채권 평가이익 증가로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줄어든 PF 관련 충당금 부담도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대형 증권사들이 신규사업 진출과 IB를 통한 상품 공급, 해외주식 서비스 강화로 경쟁력이 더 올라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중소형 증권사는 적자로 인한 실적 부진이 길어지고 있다. iM증권의 올해 3분기 영업손실은 512억원으로 나타났다. 전분기(영업손실 1002억원)에 비했을 때 손실 폭은 줄어들었지만, 지난해 3분기(15억원) 대비 적자로 전환됐다. 순손실도 345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7억원) 대비 적자로 돌아섰다. 다만 전분기(순손실 765억원)에 비했을 때는 손실 폭이 축소됐다.
BNK투자증권의 3분기 영업손실은 45억원으로 적자가 확대됐다. 당기순손실도 31억원에서 37억원으로 적자 지속했다. 신한투자증권은 3분기 당기순손실 168억원을 기록했다. 지난달 발생한 1300억원 규모의 상장지수펀드(ETF) 유동성공급자(LP) 관련 금융사고 여파다. 이 사고로 인해 지난 2분기 1315억원 순이익에서 한 분기 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전문가들은 “대부분의 중소형사들은 부동산 PF 부실 여파에서 벗어나지 못해 호실적을 장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중장기적으로 사업기반 확충에 대한 적극적인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고 평가했다.
현정민 기자 mine04@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