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절벽’ 다가오나.. 내년부터 수도권 아파트 공급 감소 본격화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내년부터 수도권을 시작으로 주택공급 감소가 본격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울 중구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뉴시스

 올해 수도권 집값이 치솟으며 향후 주택 공급 부족 우려가 커진 가운데 내년부터 수도권을 시작으로 주택 공급 감소가 본격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24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건산연)이 발표한 ‘현 정부의 주택공급 확대정책 평가와 제언’ 보고서에 따르면, 주택공급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19년간 전국 주택(아파트와 비아파트 포함) 공급시장에는 연평균 42만9000가구가 준공됐다. 가장 많은 주택이 공급된 해는 부동산 활황기이던 2019년으로 준공 물량이 51만8000가구에 달했다.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준공 물량도 이와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다.

 

 그런데 2022년부터 착공실적이 감소하기 시작하더니 지난해는 30만 가구를 밑돌았다. 올해 1∼8월 착공실적도 지난해 동기 대비로는 36.6% 증가했으나 2005∼2023년 평균치보다 40.5% 줄었다. 착공 감소는 준공 감소로 나타난다. 통상 착공부터 준공까지 수도권 아파트는 2∼3년, 지방 아파트는 3년 정도의 시차가 있다. 

 

 2022년 이후의 수도권 아파트의 착공 감소는 2025년부터 본격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2022년 착공 물량은 14만 가구에 그쳤다. 지난해에도 착공 물량이 10만 가구에 그쳐 준공 물량 감소세가 내년 이후에도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

 

 나아가 아파트가 아닌 비(非)아파트는 이미 2016년부터 공급 감소세가 지속하고 있어 수도권의 전체 주택공급도 내년부터 예년 평균치(5만6000가구)를 하회할 전망이다.

 

 수도권에서 비아파트는 지방에 비해 높은 비중으로 공급됐지만 경기 침체와 아파트와 동일한 규제, 전세 사기 등으로 인한 수요 위축 등이 공급 감소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2005∼2023년 수도권에서 연평균 6만1000가구의 비아파트가 공급됐으나 2020년부터 지속해서 연평균치를 밑돌기 시작했으며 지난해는 4만 가구 이하 수준까지 떨어졌다.

 

 건산연은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매년 공급대책(2022년 8·16대책, 2023년 9·26대책, 2024년 1·10 대책, 8·8대책)이 발표됐으나 가시적 공급 증가로 이어지지 않고 있어 2025~2026년의 공급 불안 우려가 상존한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건산연은 “올해 주택 준공 물량은 21만4000가구로 예년 평균 21만6000가구를 유지하는 수준이 되겠지만, 내년부터는 2022년 이후의 착공 감소가 직접 반영되면서 예년을 하회하는 수준으로 준공이 감소할 것”이라며 “오피스텔 등 통계에 집계되지 않는 준주택 상황도 비아파트와 유사해 시장에서 체감하는 감소세는 더 클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정인 기자 lji201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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