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출 규제 여파로 아파트 매매가격이 하락하면서 전국 아파트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이 약 2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26일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이달 전국 아파트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은 67.7%로, 2022년 12월(67.3%) 이후 23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KB 아파트 전세가율은 2022년 11월(67.8%) 조사 대상 표본을 개편한 이후 내리막길을 걸었다. 금리 인상 여파로 전셋값이 약세를 보이고 역전세난이 지속한 지난해 8∼9월에는 65.8%까지 떨어졌다.
그런데 최근 대출 규제로 매매가격이 하락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한국부동산원이 지난 21일 발표한 ‘11월 셋째 주 전국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지난 18일 기준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보다 0.01% 하락했다. 전국 아파트값이 하락한 건 지난 5월 둘째 주 이후 27주 만이다.
KB부동산이 지난 25일 발표한 ‘월간KB주택시장동향 자료’를 봐도 이달 서울 매매가격 전망지수는 94로, 전달(101)보다 하락했다. 서울 매매가격 전망지수가 100을 넘지 못한 건 지난 4월 이후 7개월 만이다. 대출 금리가 내릴 기미를 보이지 않는 데다 대출마저 막히면서 브레이크가 걸렸다는 분석이다.
반면 떨어졌던 전셋값이 다시 오르고, 매매가보다 상승 폭이 커지면서 전세가율은 1년 이상 상승세가 지속하고 있다. KB 조사 기준으로 11월 전국 아파트 매매가는 전월 대비 0.57% 하락했지만, 전셋값은 2.21% 올랐다. 특히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은 지난 10월 53.9%에서 11월은 54%로 0.1%포인트(p) 상승했다. 이달 서울 아파트값은 전월 대비 2.49% 오른 데 비해 전셋값은 6.78% 올라 상승 폭이 더 컸다.
구별로 보면 강북구(62.6%), 중랑구∙금천구(62.0%), 성북구(61.4%), 관악구(61.2%), 은평구(60.8%), 서대문구(60.1%) 등의 전세가율이 60%를 넘었다. 반면 고가 아파트가 밀집한 강남구(42.3%)와 송파구(45.0%), 서초구(46.7%) 등 강남 3구는 전세가율이 50%에도 못 미쳤다.
이정인 기자 lji2018@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