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깜짝 인하 효과...KB·신한·하나 대출금리 최대 0.19%포인트 하락

서울시내 한 시중은행 외벽에 대출 관련 안내문이 게시돼 있다. 사진=뉴시스

한국은행이 시장의 예상을 깨고 기준금리를 낮추자 대출금리도 빠르게 떨어지고 있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2일 자로 은행채를 지표로 삼는 고정금리형 가계대출 금리를 최대 0.19%포인트 내린다. KB신용대출(1년 고정·1등급 기준) 금리는 11월 마지막 주 연 4.31~5.21% 수준이었으나 2일에는 4.17~5.07%로 0.14%포인트 낮아진다. KB든든주택전세자금대출(2년 고정·3등급 기준) 금리는 0.18%포인트, KB 주택담보대출(혼합형·고정형) 금리 역시 0.19%포인트로 하향 조정된다.

 

수시로 시장금리를 반영하는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의 가계대출 금리도 상당 폭 떨어졌다. 하나은행의 주택담보대출 혼합형 금리(은행채 5년물 지표)는 지난달 22일 4.151~5.651%에서 29일에는 3.962~5.46%로 0.189%포인트 낮아졌다.

 

은행채 5년물을 따르는 신한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상품 금리 역시 같은 기간 4.14~5.45%에서 4.00~5.30%로 하단이 0.14%포인트, 상단이 0.15%포인트 각각 하락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달 28일 올해 마지막 통화정책방향 결정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3.25%에서 3.00%로 0.25%포인트 낮췄다. 지난 10월 38개월 만에 피벗(통화정책 전환)에 나선 금통위는 시장의 예상을 깨고 2회 연속 금리 인하를 선택했다. 기준금리가 두 차례 연속 인하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찾아왔던 2008년 10월~2009년 2월 4회 연속 인하 이후 15년 9개월 만이다.

 

지난 10월 첫 인하 때는 시장금리 하락을 가산금리 인상이 상쇄했다. 하지만 지금은 은행들이 가산금리를 올릴 만큼 올린 것으로 보인다. 두 번째 금리 인하로 당분간 대출금리가 하락할 전망이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금융채(은행채·무보증·AAA) 5년물 금리는 지난달 27일 3.092%에서 29일 2%대(2.965%)로 내려앉았다. 주로 신용대출 금리의 지표로 사용되는 금융채 1년물 금리 역시 이틀 사이 3.215%에서 3.039%로 떨어졌다. 두 번째 기준금리 인하가 예상을 벗어난 사건이라 시장금리에 반영되고 있는 과정이다.

 

시장금리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이나 도널드 트럼프 2기 정부의 관세 등 경제 정책,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라 언제든 뛸 가능성이 있다.

 

한은의 통화 완화 정책 효과가 소비자들에게 전달되기 위해서는 가계대출 수요 억제를 명분으로 은행들이 8월부터 올린 가산금리를 정상화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올해까지는 은행들이 가산금리를 낮추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의 거시 안전성 정책에 따라 가계부채를 관리하는 상황에서 가산금리까지 낮아지면 가계대출이 다시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이에 따라 예대 금리차(예금금리와 대출금리의 차이) 확대의 주범으로 지목되는 가산금리의 하향 조정은 대체로 내년 초에나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 연말까지는 가계대출 총량 관리가 여전히 은행권의 제1목표다.

 

예금금리도 당분간 현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은행들은 예금금리를 수차례 낮췄다. 기준금리 인하를 이유로 다시 예금금리를 낮추기는 부담스러운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정서 기자 adien1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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