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배송보다 더 빠른 퀵커머스(즉시배송·Quick commerce)가 각광받고 있다. 유통업계는 자체 물류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한편, 배달앱 입점으로 판매채널을 다각화하며 소비자들에게 보다 친근하게 다가가고 있다. 국내 배달앱1위 배달의민족(배민)의 퀵커머스 서비스에는 국내 주요 편의점, 기업형슈퍼마켓(SSM), 대형마트가 앞다퉈 입점하고 있다.
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배민 모기업인 딜리버리히어로(DH)는 전 세계 퀵커머스 시장이 2030년 4480억유로(약 600조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국내에서는 2020년 3500억원 규모에서 내년 5조원대로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국내에서는 쿠팡이 자정 전까지 상품을 주문하면 아침에 문 앞에 배달이 완료되는 ‘로켓배송’ 서비스로 돌풍을 일으키며 빠른 배송의 신호탄을 쐈다. 최근에는 로켓배송과 같은 새벽배송을 넘어 주문 후 1~2시간 내 받아볼 수 있는 퀵커머스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배민은 이 같은 수요를 겨냥해 지난해 B마트·배민스토어 카테고리를 배민장보기·쇼핑으로 개편하고 기존 배민스토어의 퀵커머스 역량을 강화했다. 배민장보기·쇼핑에는 CU, GS25, 세븐일레븐, 이마트24 등 편의점 4사는 물론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이마트에브리데이, GS더프레시까지 입점했다. 배민 이용자는 음식을 주문하듯이 배민장보기·쇼핑에 입점한 편의점, SSM에서 취급하는 상품을 보고 간편하게 장보기를 완료할 수 있다.
최근 들어선 대형마트도 배민을 노크하고 있다. 지난달 이마트에 이어 이달 홈플러스까지 배민장보기·쇼핑에 입점해 구색이 강화됐다. 홈플러스는 단순 신선식품뿐 아니라 부피가 큰 가전까지 배송 가능한 ‘홈플러스 마트직송’ 서비스를 입점시킨 것이 특징이다.
대형마트의 경우 당일배송 서비스를 운영 중이나 주문 가능한 시간대가 제한적인데, 배민의 노하우를 활용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배민은 2019년 B마트를 론칭하며 퀵커머스 생태계를 구축해왔다. 배민이 보유한 약 2200만 이용자들에게 상품을 노출해 새로운 수익을 창출하는 측면도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배민 입점을 통해 소비자 접점을 다각화하고, 자사 서비스에 대한 경험 빈도를 높이는 효과가 기대된다”고 전했다.
이화연 기자 hyle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