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교통을 위협하는 가장 위험한 운전습관 1위는 ‘음주운전’으로 꼽혔다. 음주운전에 대한 경각심은 높아지지만 처벌 수위가 부족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어 법규 강화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AXA손해보험이 7일 운전면허 소지자 14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4 운전자 교통안전 의식 조사’ 결과, 전체 응답자 10명 중 9명(94.9%)은 도로교통을 위협하는 가장 위험한 운전습관 1위로 ‘술을 4~5잔 이상 마신 후 운전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술을 1잔 이상 마신 후 운전하는 습관이 그 자체로 위험하다고 응답한 사람도 전년 대비 소폭 증가한 90.4%로 뒤를 이었다. 특히 음주운전이 가장 위험한 운전습관 1위로 집계된 것은 과거 조사에서도 유사한 양상을 보여 왔으며, 운전자 대부분이 음주 후 운전대를 잡는 행위 자체의 위험성에 공감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음주운전이 교통사고 위험을 얼마나 증가시키는지 묻는 질문에는 응답자 71.9%가 2배 이상 증가한다고 답변했다. 이는 2016년 조사 시작 이래 가장 높은 수치다.
음주운전이 교통사고 위험 증가에 영향을 전혀 미치지 않는다고 응답한 사람은 전체의 3.5%에 불과했다. 많은 사람이 실제 사고 발생에 미치는 음주운전의 부정적 영향을 매우 엄중한 사안으로 보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처럼 음주운전 위험성에 대한 경각심이 매해 높아지는 가는 가운데, 현행 음주운전 처벌 수위가 부족하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음주운전 사고 방지를 위해 가장 먼저 되어야 하는 부분을 묻는 질문에서도 57.9%가 ‘처벌 수위 강화’를 선택하며 다양한 항목 중 가장 높은 응답률로 1위에 꼽혔다. 시동 잠금장치 설치(18.0%), 현장 단속 강화(11.2%) 등이 뒤를 이었다. 이는 현재 많은 사람이 강제성을 갖춘 법규 강화를 희망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2위로 선정된 시동 잠금장치 설치의 경우, 지난 10월 도로교통법 개정을 통해 음주운전 재범자 대상으로 의무화돼 실제 법규 실효성이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악사손보 조사에 따르면, 상습 음주운전자 차량에 해당 장치를 부착하면 교통안전이 ‘확실히 개선된다’고 생각하는 운전자가 2명 중 1명(52.0%), 조금이라도 개선된다는 운전자도 전체의 36.1%를 기록하며, 약 90%에 달하는 응답자가 잠금장치 도입 실효성에 대해 높은 기대감을 갖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최근 음주운전 차량임을 알고도 동승한 사람도 처벌하는 내용의 ‘도로교통법 일부개정법률안’이 발의된 가운데 이번 ‘운전자 교통안전 의식 조사’에는 음주운전 차량 동승 경험과 관련된 설문 결과도 포함됐다. 조사에 따르면 최근 1년간 음주운전 차량에 동승한 경험이 전혀 없었다는 사람들이 대다수(93.1%)였으나, 최근 1년 사이 음주운전을 매우 자주, 혹은 자주 행했다는 응답이 무려 56.3%로 음주운전 차량 동승 경험이 ‘매우 자주’, ‘자주’ 있었다고 답해 음주운전 차량 동승 행위의 심각성에 대해 제대로 체감하지 못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악사손보 관계자는 “음주운전 예방을 위해서는 운전자 및 동승 탑승자, 보행자 등 사회 구성원들의 자발적인 노력뿐 아니라 국가 차원의 강력한 대응과 단속, 적극적인 지원도 병행해야 한다”며 “음주운전 사고 피해 방지를 위해 관련 제도 및 신기술 도입이 보다 활발히 이루어지기 바라고 악사손보 역시 안전한 도로교통 문화 정착을 위한 전방위적인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주희 기자 jh224@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