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자원공사가 필리핀 정부에서 조성 중인 신도시 ‘뉴클락시티’에 1조원 규모의 상하수도 시설을 개발·운영하는 사업을 추진한다고 16일 밝혔다. 수자원공사 관계자는 “뉴클락시티는 제2의 마닐라가 될 신도시”라고 설명했다. 마닐라는 필리핀의 수도다.
이날 수자원공사는 마닐라에서 필리핀 정부 고위급 관계자와 주필리핀 한국대사가 참석한 가운데 해당 사업을 제안했다. 수자원공사는 현지 기지개발전환청의 요청으로 지난 8월부터 타당성 조사에 착수한 바 있다.
현지 최대 수력발전댐인 앙갓댐의 보수 공사를 완료한 뒤 2014년부터 댐 운영을 맡으며 필리핀 정부의 신임을 얻은 수자원공사는 이번 사업의 계획으로 2026년부터 2050년까지 1단계로 뉴클락시티의 취수원 개발, 상하수도 통합관리 인프라 건설·운영 방안을 제시했다.
아울러 물 공급이 불안정한 현지 사정을 고려해 필리핀 최초의 지하 저류댐을 2032년까지 건설하고 인공지능(AI) 정수장, 스마트 관망관리 시스템을 적용하겠다는 청사진을 전달했다.
해당 사업은 민관 협력 형태로 진행 예정이다. 사업비는 1단계 3500억원, 사업이 완료되는 2075년에는 1조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수자원공사는 해당 사업과는 별개로 이날 필리핀 기지개발전환청과 뉴클락시티 북서측 일대에 여의도 면적의 3.4배 크기로 조성되는 산업단지 개발에 협력하는 업무협약도 체결했다.
수자원공사 관계자는 “뉴클락시티 개발과 관련한 경제 협력을 강화해 국내 기업이 필리핀에 진출하는 마중물이 되도록 노력하겠다”며 “국내에 조성한 국가산업단지 개발 역량을 활용해 뉴클락시티 산업단지 개발 방안도 구체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슈아 빙캉 필리핀 기지전환개발청 청장은 “한국수자원공사와 필리핀 기지전환개발청은 한-필 수교 75주년의 외교적 동반자 관계를 넘어 진정한 파트너 관계로 거듭나고 있다”라며, “물 분야 사업과 연계한 도시개발도 한국수자원공사와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재림 기자 jami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