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생활 스며든 AI] 헬스부터 건강관리까지 AI만 잘 활용하면 문제 없네

AI헬스케어 시대 활짝
수트‧앱 활용 맨몸 운동법 제공
근력 테스트 후 기구 자동 조정
욕창‧자폐 장애 등 조기진단
지방흡입술 부작용 낮추기도

#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스마트폰을 켜 수면점수를 확인하고, 어플리케이션에 식단을 써넣으며 하루에 필요한 영양소를 분석한다. 출근 전 반지처럼 착용한 웨어러블 디바이스가 혈압이나 혈당을 모니터링한다. 운동할 때에는 AI가 제시한 페이스로 목표 달성을 노린다. 

 

인공지능(AI)이 일상에 빠르게 스며들면서 한층 효율적인 헬스케어 시대가 열렸다. 개인은 스스로 건강관리를 수월하게 할 수 있고, 병원은 환자에게 꼭 필요한 치료를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게 됐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은 이와 관련 올해 국내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 규모는 올해 246억 달러라고 밝혔다. 2029년까지 연평균 3.5%가량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웰니스 코치가 피에트의 인모션 시연에 나서고 있다. 정희원 기자

◆AI 도움받아 몸짱 돼볼까

 

AI 헬스케어 성장세가 두드러지는 분야 중 하나가 ‘피트니스’다.

 

혼자 운동하고 싶지만 자신 없다면 AI 기능이 탑재된 피트니스 아이템을 택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피트니스 기업 피에트는 AI가 탑재된 ‘인모션’ 기술로 눈길을 끈다. 이는 지난해 ‘CES 혁신상’ 3개 부문을 수상했다.

 

세계 최초 웨어러블 AI 센서가 부착된 특수 수트 ‘룹 AI웨어’를 착용하고 앱과 연동하면 거실이 1:1 퍼스널 트레이닝숍이 된다. 7개 동작을 순서대로 따라 하면 빅데이터 기반의 알고리즘이 근 기능, 가동성, 운동 능력, 움직임의 질 등 신체 및 운동 능력을 측정∙평가한다. 이를 토대로 맨몸 운동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인모션 센서가 동작을 정확히 수행하는지 체크한다.

룹웨어를 입고 인모션 체험을 하고 있는 소비자. 피에트 제공

피에트 측은 “인모션은 주관적 느낌이 아닌 빅데이터 기반으로 주요 관절 상태는 어떤지, 가동성 범위는 어느 정도인지 확인할 수 있다”며 “이렇다 보니 무리한 운동은 피하면서 체력 증진 및 체형 변화를 꾀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피트니스 클럽도 진화하고 있다. 이탈리아 럭셔리 피트니스 브랜드 테크노짐도 ‘바이오스트랭스’를 통해 근력운동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테크노짐이 자체적으로 개발하고 특허받은 바이오드라이브(BIODRIVE) 시스템으로 운동 목적에 알맞은 저항 설정을 제공한다.

 

기구에 설치된 모니터 속 QR코드로 자신의 테크노짐 앱 계정을 연동하면 운동이 시작된다. 처음 기구를 사용한 경우 관절 가동범위 및 근력 테스트가 선행된다. 테스트를 거친 이후부터 자신에게 알맞은 좌석과 무게 등으로 기구가 자동으로 조정된다. 특히 원판을 끼고 뺄 필요 없이 설정된 프로그램에 따라 자동으로 무게가 조정돼 피트니스 애호가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병동간호사가 AI 욕창 단계 예측 솔루션 시스템 ‘스키넥스’ 카메라로 환자의 욕창 부위를 촬영하고 있다. 삼성서울병원

◆병원 속 AI… 효율적인 진단, 정확한 수술로 이어져

 

병원에도 AI가 스며들며 질병 조기 진단과 예방∙개인 맞춤형 치료를 돕는 등 똑똑한 역할을 하고 있다.

 

우선 욕창 관리의 난제였던 정확한 단계 구분을 AI 기술이 해결하고 있다. 파인헬스케어와 강미라 삼성서울병원 건강의학본부 교수, 간호본부 심소연∙김민경∙송미라 연구팀은 공동연구를 통해 AI 욕창단계 예측솔루션시스템 ‘스키넥스’를 선보였다. 카메라로 욕창 부위를 촬영하면 EMR(전자 의무 기록)에 업로드된 이미지를 AI가 분석해 욕창의 단계를 자동으로 분류한다.

 

개발 과정에서 간호사들이 사용하던 BPOC 단말기로 수집된 욕창 이미지 1만 건을 활용하고, 10년 이상 경력의 간호사 3명이 참여해 평가 오류를 줄였다. 그 결과 욕창 조기 발견율이 95%에 달했고, 환자별 피부 상태에 따른 드레싱 제재 및 의약품 추천까지 가능해졌다. 강 교수에 따르면 시스템 도입 후 욕창 치유 효과가 30~40% 향상됐다.

SKT와 서울대학교병원은 AI로 영유아 자폐스펙트럼장애 여부를 조기에 정확히 진단하기 위한 전용공간 ‘영유아 발달진단 AI 리빙랩’을 구축했다. SKT

서울대병원은 지난해 SK텔레콤과 영유아 자폐스펙트럼장애 조기 진단을 위한 AI 리빙랩을 구축했다. 이곳은 일반 가정의 거실처럼 꾸며졌지만 첨단 기술이 적용된 공간이다. 고성능 카메라와 행동관찰 장비로 부모와 아동의 자연스러운 상호작용을 AI로 분석, 자폐 특성 발현 여부와 강도를 측정한다. 특히 아동의 시선, 표정, 반응 강도를 수치화하는 정밀한 AI평가로 기존 진단 방식을 보완한다.

 

서울대병원은 리빙랩에서 수집된 데이터를 통해 의학적 장애 여부를 판정하며, 판정 시 패스트트랙을 통해 조기 치료를 지원할 계획이다. SK텔레콤은 딥러닝 기반 AI를 고도화해 보호자용 애플리케이션과 전문가 임상진단 시스템에 활용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다.

K-지방흡입을 세계에 알리고 있는 365mc도 일찌감치 ‘AI기술’을 택했다. 365mc는 한국마이크로소프트(MS)와 인공지능 지방흡입 솔루션 ‘메일 시스템’을 개발했다. 모션캡처 기술과 MS의 AI 플랫폼 ‘애저’를 결합, 수술 정밀도와 안전성을 혁신적으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이 기술이 수술 결과를 좌우하는 것은 지방흡입의 수술법에 있다. 지방흡입 결과는 의사가 금속관인 캐뉼라를 통해 지방세포를 제거하는 ‘스트로크모션’에 의해 결정된다. 메일시스템은 집도의의 스트로크 모션을 실시간 감지해 캐뉼라가 지나치게 깊거나 얕게 들어가는 상황 등에서 즉각 경고한다. 이를 통해 초보 의사도 숙련된 집도의 수준의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지원하며 수술 후 함몰, 요철, 멍 같은 부작용을 최소화한다.

 

이와 관련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는 AI를 기반한 실질적 비즈니스 효과 사례로 365mc의 인공지능 지방흡입 시스템을 소개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네이버클라우드, 클루커스와 ‘해외수출 지능형 의료시스템 공동개발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김남철 365mc 대표는 “인공지능 기술을 의학에 접목함으로써 보다 정확한 고품질의 의료서비스를 더 많은 사람에게 제공할 수 있다”며 “메일시스템은 시술자의 촉감에만 의존하던 기존 지방흡입의 한계를 뛰어넘어 수술 과정을 정량화하고 문제를 예측해 대처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정희원 기자 happy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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