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의 청년 자산 형성 정책이 드디어 베일을 벗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22일부터 오는 7월 3일까지 2주간 ‘청년미래적금’의 첫 신규 가입 신청을 받고 있다. 출시 첫 주 출생연도 끝자리 기준 5부제 제한에도 불구하고, 시중은행 앱은 가입 자격을 조회하려는 청년들로 온종일 북새통을 이뤘다. 최고 연 8%라는 파격적인 금리와 정부 기여금 혜택이 자산 형성 기회를 갈망하던 청년 세대의 심리를 정확히 관통한 모양새다.
이번 청년미래적금이 주목받는 이유 중 하나는 현장의 목소리를 적극 수용해 만기를 ‘3년’으로 과감하게 단축했다는 점이다. 앞서 2023년 출시됐던 ‘청년도약계좌’는 5년이라는 긴 유지 기간 탓에 중도 해지율이 치솟으며 ‘도약 없는 도약계좌’라는 비판을 면치 못했다. 이직과 결혼, 주거 마련 등 생애주기 변동성이 극심한 만 19~34세 청년들에게 60개월은 통제하기 힘든 긴 시간이기 때문이다. 이를 36개월로 줄이고 정부 기여금 매칭 비율을 대폭 끌어올린 것은 정책의 실효성을 담보하기 위한 현실적인 결단으로 평가할 만하다.
청년들을 움직인 결정적 요인은 단연 압도적인 ‘숫자’다. 청년미래적금은 참여하는 15개 취급기관 모두 연 5.0%의 기본 고정금리를 제공한다. 여기에 은행별 우대금리 최대 2.0~3.0%포인트를 더하면 최고 연 7.0~8.0%의 금리가 완성된다. 매월 한도 액수인 50만원을 3년간 꽉 채워 납입(총원금 1800만원)할 경우 본인의 소득 구간에 따라 수령액은 확연하게 차별화된다.
총급여 3600만원(종합소득 2600만원) 이하 중소기업 재직자 등이 속하는 우대형 가입자는 납입액의 12%에 달하는 216만원의 정부 기여금을 받는다. 만기 시 은행 이자(연 8% 가정) 239만원과 이자소득세 비과세 혜택이 결합해 최종적으로 최대 2255만원의 목돈을 손에 쥐게 된다. 이를 시중의 일반 단리 적금 상품으로 환산하면 무려 연 18.2~19.4%에 가입한 것과 동일한 효과다.
총급여 6000만원(종합소득 4800만원) 이하인 일반형 가입자 역시 납입액의 6%인 108만원의 기여금과 이자 230만원을 더해 최대 2138만원을 수령한다. 시중 적금 기준 연 13.2~14.4%의 실질 체감 수익률이다. 설령 기여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되는 총급여 6000만~7500만원 이하 소득자라 할지라도 이자소득세 비과세 혜택과 시중금리를 웃도는 최고 8%의 고정금리 혜택은 여전히 매력적인 유인책이다.
과제도 명확하다. 이번 최고 금리 8%를 받기 위해서는 은행들이 내건 까다로운 우대조건을 통과해야 한다. 급여이체 실적(우리은행 최고 1.5%포인트, 하나은행 1.2%포인트)이나 계열사 카드 실적, 통신비 자동이체 등 복잡한 우대금리 벽을 넘지 못하면 청년들이 체감하는 정책 효과는 반감될 수밖에 없다. 정부 기여금 역시 중도 해지 시에는 원칙적으로 지급되지 않는 만큼, 일시적 자금난에 직면한 청년들이 적금을 깨지 않고 유지할 수 있도록 유연한 납입 유예 제도나 담보대출 연계 같은 촘촘한 사후 보완책이 병행돼야 한다.
청년 세대에게 자산 형성이란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최소한의 ‘종잣돈’을 확보하는 생존의 문제다. 만기를 줄이고 수익률을 극대화한 청년미래적금이 청년들의 중장기 재정 안정을 돕는 견고한 디딤돌이 되기를 기대한다. 금융당국과 금융권은 가입 심사가 본격화되는 다음달 이후에도 잡음 없는 집행과 철저한 관리를 통해 숫자로 직접 증명해야 할 것이다.
현정민 기자 mine04@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