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우 기자의 해시테그> #빨간불 #위기

 운전을 하다 ‘빨간불’에 멈춰 서면 느긋해진다. 잠시 생각할 여유가 있기 때문이다. 반면, ‘노란불’은 찰나에 가깝다. 순간적으로 판단하지 않으면 교차로 가운데서 고립되는 곤란한 상황이 되거나,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계묘년 출근 첫 날, 유통업계의 운전대를 잡고 있는 CEO들이내놓은 신년사에서 ‘위기’라는 단어가 공통적으로 보인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이날 "영구적 위기의 시대”라는 새롭지만 무서운 표현을 꺼냈고,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고물가, 고환율, 고금리 등 3고 시대에 고객 접점이 큰 리테일 비즈니스는 더 큰 위기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 우려했다.

 

 

 이번에 회장님들이 강조하는 위기는 일단, 노란불이 아닌 빨간불로 해석된다. 숨을 고르며 기다려햐 하는 시간이 제법 길다는 뜻이다. 그런데, 요즘은 고장난 신호등이 도처에 널려있다는 것이 문제다. 수 초 이후 신호가 바뀌어야 하는데 멋대로 작동해 버린다. 정지선 현대백화점 그룹 회장은 “글로벌 경기침체와 인플레이션, 수요둔화 등 대내외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증폭되고 비즈니스 패러다임의 변화 주기가 빨라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빨간불이 들어왔다고 그냥 멍하니 멈춰서 있으면 안된다. 운전의 고수는 빨간불이 켜지고 차가 멈추는 순간 습관적으로 룸미러, 백미러를 본다. 차선 사이로 뚫고 나오는 오토바이, 미처 속도를 줄이지 못한 후속차량 등 보이지 않는 곳에서 다가오는 위협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정지선 회장은 “경쟁자의 변화를 다양한 관점에서 보는 '리프레이밍'”을 강조하고 있다. 

 

 

 빠르고 효율적으로 목적지까지 가려면 다음 파란불이 켜질때 어디로 가야하는지 끊임없이 시뮬레이션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지금까지 달려온 길이 맞는지, 운행 중인 차량에 문제가 없는지 살펴보는 것도 빨간불이 켜졌을 때 가능하다. 운전은 결국 멈춰섰다 출발하고 다시 멈추는 이 과정을 끊임없이 반복하는 것이다. 정용진 부회장은 “이럴 때일수록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라고 주문했다.정 부회장은 기본의 핵심으로 고객과 상품을 꼽았다.

 

 

 운전중 발생할 수 있는 긴급상황도 대비할 필요가 있다. 정용진 부회장은 "불이 나면 누구 책임이냐를 이야기하기보다 불을 끄는 게 우선"이라며 위기대응 방식 개선을 주문했다.

 

 <산업부장> kwj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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