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기획] “AI 선두주자 나야 나”…빅테크 AI 주도권 다툼 후끈

 새해에도 글로벌 주요 빅테크(Big Tech) 간 인공지능(AI) 기술 주도권을 잡기 위한 경쟁이 더욱 달아오를 전망이다. AI는 산업계 전반의 핵심 기술로 떠오른 데다 2030년엔 관련 시장 규모가 1조8470억달러(한화 약 4000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관측된다. 빅테크들은 대형 언어 모델(LLM) 도입, AI 반도체 칩 개발 등에 AI 주도권을 잡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챗GTP가 촉발한 AI 경쟁…MS, 업무 앱 연계 코파일럿 출시

 

 2일 산업계에 따르면 오픈AI·마이크로소프트(MS) 연합은 지난해 생성형 AI 시장을 이끈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오픈AI는 2021년 11월 자체 LLM인 GPT를 바탕으로 만든 대화형 AI 서비스 ‘챗GPT’ 출시를 통해 시장의 큰 반향을 일으켰다. 지난해 초엔 업그레이드 버전 GPT 4. GPT 4 터보를 공개하기도 했다. 삼정KPMG는 ‘챗GPT와 생성형 AI가 만드는 빅테크 플랫폼 혁신’ 보고서에서 “챗GPT가 보여준 일상 생활에서의 활용 가능성은 생성형AI가 제시할 수 있는 가치는 물론, 생성형AI가 불어일으킬 혁신을 체감케 했다”고 평가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2019년 7월 오픈AI와 AI 개발 가속화를 위한 독점점 제휴를 맺고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오픈AI의 지분 49%를 보유한 마이크로소프트는 오픈AI의 GPT플랫폼과, 클라우드 기술, 윈도우 플랫폼 및 엑셀, 파워포인트, 워드 등 자사의 다양한 업무 애플리케이션을 연계한 ‘365코파일럿(Copilot)’ 시스템을 내놓으며 업무 생산성 증대를 도모하고 있다. 

◆구글 ‘제미나이’ 론칭…민·관·학 ‘AI동맹’ 구축한 메타

 

 경쟁자들도 오픈AI-마이크로소프트 동맹을 추격하고 나섰다. 앞서 구글은 텍스트 외 오디오, 이미지 기능을 접목한 멀티모달 기능을 기반으로 한 파운데이션 모델 ‘제미나이’를 지난달 내놨다. 구글은 “제미나이는 대규모 다중작업 언어 이해 점수가 90%로 사람을 능가한 첫 모델”이라면서 “제미나이가 챗GTP 4보다 낫다”고 자평했다. 다만 론칭 과정에서 편집본을 노출한 게 뒤늦게 드러나며 체면을 구기기도 했다.

 

 메타는 IBM을 비롯해 50개 이상 AI 관련 기업과 기관이 ‘AI 동맹’을 구축했다. LLM을 오픈 소스로 제공해 챗GPT에 맞서겠다는 각오다. 반도체기업 인텔, AMD, 오라클 등 기업과 스타트업 사일로 AI, 스태빌리티 AI 등도 이름을 올렸다. 예일대, 코넬대 등 대학과 항공우주국(NASA), 국립과학재단(NSF) 등 미국 정부 기관도 참여했다.

 

 메타는 자체 개발한 생성형 AI 모델 라마(Llama), 라마2(Llama2)와 심리스 M4T를 활용한 서비스를 플랫폼 혁신 전략으로 활용한다는 각오다.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 플랫폼에서 강력한 경쟁력도 AI와의 결합을 통한 성장이 기대되는 요소다. 미래에셋증권은 “메타의 서비스 이용자 수가 MAU 기준 전 세계에서 30억명에 육박한다”며 “대규모 사용자 데이터는 AI산업에서 강력한 입지를 보여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엔비디아, AI칩 독주…애플·아마존도 AI 사업 강화 

 

 AI 반도체 칩 분야에선 엔비디아가 시장을 주도하는 사업자다. 엔비디아는 세계 AI용 반도체 가운데 약 80%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에도 GPU를 공급하고 있다. 엔비디아의 대표 반도체 제품인 ‘H100’은 수천만원에 달하는 가격에도 공급 부족에 시달린다. 엔비디아는 지난해 44억달러의 수익을 기록했는데 올해는 AI 액셀러레이터 판매가 급증하면서 수익 규모가 280억달러까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다른 반도체 기업 AMD는 최신 AI 칩인 ‘인스팅트 MI300X 시리즈’를 내놓으며 엔비디아의 아성에 도전한다. AMD에 따르면 MI300X는 엔비디아의 대표 제품인 H100에 비해 2.4배 뛰어난 메모리 밀도와 1.6배 이상의 대역폭을 제공한다.

 

 이 밖에 AI 진출에 한발 늦은 애플은 지난 9월부터 생성형AI 분야에 본격적인 투자를 단행했다. 애플은 올해 공개할 ‘iOS18’을 통해 온디바이스 AI 기능을 추가할 것으로 알려졌다. 아마존은 지난달 선보인 자체 챗봇 ‘큐(Q)’를 통해 클라우드 분야에선 마이크로소프트의 365코파일럿과 경쟁을 펼친다. 테슬라는 자사 슈퍼컴퓨터 ‘도조’의 AI 딥러닝 연산 능력을 기반으로 완전 자율주행인 '레벨5'를 구현하겠다는 구상이다.

 

오현승 기자 hs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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