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양자암호가 화두, KT의 표준화로 대한민국 기술 주도 시대 열리나

KT, 표준화로 양자암호 중소기업 글로벌 진출 발판 마련…양자암호 통신 기술 14개 중 6개(40%)가 KT 주도로 표준화 진행 중

KT 연구원이 국내에서 개발한 양자암호 통신이 적용된 5G 네트워크를 확인하고 있다. KT 제공

 

 [세계비즈=한준호 기자] 5G 이후 새로운 네트워크 기술로 평가받고 있는 양자암호 통신에서 우리나라가 주도권을 잡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바로 KT가 그 중심에서 활약하고 있는 까닭이다. 

 

 양자암호 통신은 기존 통신과 달리 빛 알갱이 입자인 광자(光子)를 이용한 통신을 뜻하는데 통신을 위해 정보를 보내는 쪽과 받는 쪽 끝단에 각각 양자암호키 분배기(QKD)를 설치하고 매번 다른 암호키를 이용해 0 또는 1을 결정하기에 중간에 누군가 가로채더라도 이를 바로 확인해 대처할 수 있어 해킹이 불가능하다.

 

 KT는 ITU-T에서 표준으로 제정했거나 혹은 연구∙평가하고 있는 양자암호 통신 네트워크 관련 기술 14개 중 6개를 직접 주도하고 있다. 특히 6개 중 2건은 국제 표준으로 제정된 상태다. 양자암호 통신 국제 표준을 2건 승인받은 유일한 기업은 KT가 유일하다.

 

 KT가 처음 제정한 양자암호 통신 분야 표준은 ‘개방형 계층구조(ITU-T Y. 3800)’ 기술이다. 이 기술은 세계 최초의 양자암호 통신 표준이다. 2018년 6월 KT가 제안해 약 1년간의 연구개발과 검증 과정을 거쳐 2019년 10월 국제 표준으로 확정됐다.

 

 개방형 계층구조 표준은 양자 암호 통신망을 구축하는 구조를 국내외 사업자들이 여러 계층에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는 개방형으로 정의한 것이 주요 내용이다. 기존에는 미국의 매직Q, 일본 도시바, 중국의 퀀텀씨텍 등 해외 제조사가 전체 양자암호 통신 네트워크를 독점으로 구축하는 방식이었다.

 

 4월에는 ‘양자암호 통신 네트워크 기술 요구 사항(ITU-T Y. 3801)’을 ITU-T SG13 국제회의에서 주도적으로 제안해 표준으로 승인받았다. 이 표준은 개방형 계층구조 표준에 대한 상세 기술 요구 사항이다. KT의 유무선 네트워크 운용관리 노하우가 반영된 양자암호가 적용된 네트워크의 안정적인 제어 및 관리 방안이 포함됐다.

 

 무엇보다 이 표준에는 양자암호 네트워크의 각 계층이 필수적으로 가져야 하는 기능들이 정의돼 있어 여러 제조사의 상호 연동을 가능하게 만든다. 특히 양자암호 통신 서버를 보유하지 않는 회사도 언제든 양자암호 통신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데 참여할 수 있어 국내 중소기업이 양자암호 통신 글로벌 시장 진출에도 유리해진다.

 

 KT는 기술 독점을 해결하고, 양자암호 통신 분야 국제 표준화 주도권을 기존 외산 장비 업체에서 통신사 서비스 위주로 전환하고 국내 사업자도 시장을 주도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2건의 표준화에 큰 의미를 두고 있다.

 

 더불어 KT는 자체 개발한 ‘양자 키 분배(QKD, Quantum Key Distributor) 시스템’과 중소기업이 개발한 국산 ‘암호화 장비(Encryptor)’를 개방형 계층구조 국제 표준에 따라 경기도 일부 지역 가입자가 실제 이용하고 있는 5G 네트워크에 적용했다. 이는 양자암호 통신 기술을 적용한 서비스를 출시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단계다.

 

 KT 연구원들이 양자암호 통신 기술을 테스트하고 있다. KT 제공

 

 tongil7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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