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비즈=송정은 기자] 다음달 전국 아파트 분양시장에 총 6만1312가구(임대포함)의 물량이 공급될 예정이다. 해당 공급량은 1개월 기준으로 올해들어 가장 많은 분양 물량이며 지난 2015년 11월 이후 7년만에 11월 공급량으로는 가장 많은 수치다.
다만 부동산 관련업계에서는 금리인상과 시장 침체 등으로 인해 공급주체들이 예정될 물량을 모두 시장에 내놓을지는 불투명하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30일 부동산 데이터 플랫폼 부동산R114에 따르면 2022년 11월 분양예정 아파트는 전국 89곳, 총 6만1312가구로 조사됐다.
부동산R114 관계자는 “계획대로 분양한다면 2015년 이후 동월 대비 가장 많은 분양 물량이며 작년 동기 실적인 3만413가구와 비교해 2배 이상 증가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다음 달 아파트 분양물량이 크게 증가한 것은 올해 들어 두드러진 고금리 여파와 집값 하향세로 부동산 시장이 위축되자 건설사들이 분양속도를 조절하면서 물량이 이월돼 왔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서울의 경우 도시정비사업 단지를 포함해 10월 계획물량 중 11월로 연기된 물량이 3만3894가구에 달하는 것이 그 예다.
11월 분양을 앞둔 주요 단지를 지역별로 살펴보면 먼저 경기(2만914가구)에 ▲화성시 신동 ‘동탄어울림파밀리에·동탄숨마데시앙(1,256가구)’ ▲동탄파크릭스A51-1·A51-2BL(724가구) 등이 분양에 나선다. 특히 화성시에서만 4138가구가 집중되는 것이 특징이다. 이외 부천시 원종동과 성남시 복정동, 대장동 등에서는 신혼희망타운(공공분양)으로 2600여가구가 분양한다.
서울(4842가구)은 올해 들어 가장 많은 물량이 쏟아진다. ▲성북구 장위동 ‘장위자이레디언트(2840가구)’ ▲중랑구 중화동 ‘리버센SK뷰롯데캐슬(1055가구)’ ▲은평구 역촌동 ‘센트레빌파크프레스티지(752가구)’ 등 재개발·재건축 단지들이 다음 달 분양에 나선다.
이처럼 대규모 아파트 단지 분양이 다음 달 예정되자 관련업계에서는 최근 부동산 시장 침체 속에 미분양 단지가 나타나지 않을까 우려하는 상황이다.
한 대형건설업체 관계자는 “대선을 기점으로 부동산 시장 규제 완화를 기대하면서 분양을 연기한 단지가 상당했다”며 “금리인상 기조가 강해진 하반기부터는 전반적인 시장 침체로 분양을 미루면서 상하반기의 분양물량이 연말로 집중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금리인상 추세가 내년 초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와 같은 분양 밀어내기가 계속된다면 ‘미분양 공포’가 확산될 것이라는 우려도 증가하고 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9월까지 전국 민간분양 아파트 평균 청약경쟁률은 9대1로, 지난해 기록한 19대1에 비해 크게 떨어진 상태다.
실제로 미분양 주택 수도 증가 추세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전국 미분양 주택은 지난해 12월 1만7710가구에서 올해 8월 3만2722가구로 84.8% 가량 크게 늘었다. 뿐만 아니라 수도권 기준으로 완공 후 집주인을 구하지 못하는 ‘준공 후 미분양’도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8월까지 1042가구로 지난해 같은 기간 기록한 601가구보다 약 60% 증가했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지난 27일 중도금 집단 대출 보증 기준 상향(9억원→12억원), 15억원 이상 아파트 주택담보대출 허용 등 부동산 규제 완화를 위한 정책들을 내놓고 있어 위축된 청약시장이 이에 반응할 지 주목된다.
백새롬 부동산R114 리서치팀 책임연구원 “최근 경기 안성시와 양주시가 미분양 관리지역으로 지정되는 등 지방에 이어 수도권 아파트도 미분양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며 “예비청약자들의 고금리 이자부담과 집값 추가 하락 우려가 더해지며 연말 청약시장의 고전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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