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장애인 평생돌봄을 위한 안전판 구축에 온 힘

 

전국 등록장애인 수는 260만명에 이른다. 전 국민의 5%가 장애인인 셈이다. 장애인들이 자유롭고 평등한 삶을 누리기 위해선 이들을 대상으로 한 세심한 정책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가 수요자 맞춤형 통합지원을 통해 장애인의 삶의 질 향상과 권익 증진에 온 힘을 쏟아붓고 있어 주목된다.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는 20일 ‘제43회 장애인의 날’을 맞아 장애인 개인예산제 도입 및 최중증 발달장애인 평생돌봄 지원체계 구축 등 현 정부의 주요 장애인 정책을 살펴보고 이를 추진하기 위한 세부 전략에 대해 짚어봤다. /편집자 주

 

◆글싣는 순서

<상>‘개인예산제 도입’…장애인 복지 선택권 높인다 

<하>발달장애인 평생돌봄을 위한 안전판 구축 필요성 

 

 

 정부가 발달장애인에 대한 평생돌봄 강화에 나서기로 해 주목된다. 무엇보다도 일상생활에 어려움이 있는 최중증 발달장애인 대상 돌봄서비스와 관련해선 24시간 돌봄 지원사업을 시작하는 등 보다 세심한 정책을 펼 방침이다. 성인·청소년 발달장애인을 대상으로 낮시간에 여가, 자조활동 등에 이용할 수 있도록 주간·방과후활동 서비스지원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부모 등 보호자 대상 전문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 최중증 발달장애인, 국가가 나서 돌본다

 발달장애인이란 정신발육이 지체돼 지적능력이 부족하거나 자폐증에 따른 언어·신체표현·자기조절·사회적응 능력 장애로 생활에 제약이 있는 장애인을 뜻한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말 기준 등록 발달장애인은 26만 3000명이다. 국내 전체 등록장애인의 9.9%가 발달장애인이다. 자폐성 장애인과 지적장애인은 각각 3만8000명, 22만5000명으로 집계됐다.

 

 정부의 발달장애인 대상 정책방향은 복지부가 지난해 11월 내놓은 ‘발달장애인 평생돌봄 강화대책’이 기본 뼈대다. 무엇보다도 돌봄 강도가 높은 최중증 발달장애인에게는 통합돌봄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24시간 지원체계를 마련하기로 한 점이 눈에 띈다. 그간 정부 차원에서 발달장애 특성이나 가족의 돌봄 부담을 고려한 복지 서비스를 도입해 왔지만, 최중증 발달장애인에 대한 돌봄 부담은 여전히 크다는 점이 고려됐다.

 

 내년 6월부터는 최중증 발달장애인도 24시간 돌봄 및 일대일 낮 활동 지원 등 돌봄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지금까지는 시설에서 이용을 거부해 보호자가 온전히 돌봄을 부담해야 했다.

 

 정부는 지난해부터 광주광역시에서 최중증 발달장애인 20명에 대해 24시간 돌봄 지원사업을 시작했다. 낮시간엔 일대일 맞춤형 주간활동을, 야간시간엔 공동생활 지원주택 지원 등을 제공하는 게 특징이다.

 

 복지부는 이에 더해 심야시간 보호서비스 개발 및 최중증 발달장애인의 정의와 이에 부합하는 특화 서비스 개발 등도 병행 추진한다. 최중증 1인 집중서비스 확대 및 최중증 주간보호시설 기능보강, 복지관 지원 등을 통해 최중증 발달장애인 일대일 낮활동 지원도 강화할 방침이다.

 

 활동지원사 연계가 어려운 최중증 발달장애인을 돌보는 활동지원사에 대한 수당은 올린다. 활동지원사 대상 가산급여를 지난해 2000원에서 3000원으로 인상하고, 4000명에서 6000명으로 확대해 최중증장애인과 활동지원사 간 연계를 강화할 계획이다. 이달부터는 발달장애인 보호자의 입원, 경조사 등 긴급상황이 발생하는 경우 최장 1주일간 24시간 돌봄을 지원하는 긴급돌봄 시범사업을 17개 시도에서 실시할 계획이다. 부모 등 보호자의 돌봄 부담을 덜기 위한 것으로, 관련 예산은 55억원 규모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왼쪽 첫 번째)이 지난해 8월 4일 당시 제1차관으로서 충남 공주시 소재 ‘민들레처럼 발달장애인활동센터’를 방문해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 모습. 보건복지부 제공

 

◆발달장애인 낮 활동서비스 고도화…“낮 활동서비스 이용률 12.3%까지”

 복지부가 성인・청소년 발달장애인을 대상으로 낮시간에 여가, 자조활동 등을 이용할 수 있도록 주간·방과후활동 서비스지원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는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성인 발달장애인 주간활동서비스의 이용 시간(확장형 기준)은 하루 7.5시간에서 8시간으로 늘었다. 하루 4시간, 5.5시간에 그쳤던 단축형과 기본형 주간활동서비스는 하루 6시간 이용할 수 있는 기본형으로 확대 개편했다. 청소년 발달장애인 방과후 활동 서비스의 제공시간은 하루 2시간에서 3시간으로 확대했다. 또 주간활동서비스를 이용하는 경우 차감됐던 활동지원서비스 급여량을 폐지·축소해 돌봄 지원을 더욱 강화할 방침이다.

 

 복지부는 낮 활동 서비스 접근성을 개선하고, 장애정도·연령·지역별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서비스 다각화도 추진 중이다. 내년엔 방과후 1인 집중지원 서비스를 도입하고, 발달장애 학생의 특성을 반영한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등 방과후 활동 서비스 활성화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발달장애인 부모 및 가족에 대한 지원도 확대한다. 이를 위해 발달장애인 부모 및 보호자에 대한 부모교육 강화, 집중적인 심리·정서적 상담 서비스 및 테마·자율여행, 힐링캠프 지원 확대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현재 발달장애인의 낮 활동서비스 이용률은 7.7%에 그치는데, 복지부는 이 비중을 오는 2027년까지 12.3%로 늘려나가기로 했다.

 

 발달장애인의 소득을 보장하고 이들에 대한 일자리 지원을 강화하는 것도 주요 정책 중 하나다. 장애인연금의 경우 지난해 38만7500원에서 올해 40만3180원으로 4.0% 인상하고, 장애수당은 월 4만 원에서 월 6만 원으로 2만 원 인상해 발달장애인의 소득보장도 강화했다.

 

 한편, 발달장애인 대상 돌봄 서비스의 보편화를 위해선 예산 확충 및 돌봄 대상 확대 등 제도적 보완이 뒤따라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기영남 한국지체장애인협회 정책시설국장은 “발달장애인에게 24시간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정부의 정책 방향은 충분히 인정할 만하다”면서도 “제한적 예산 탓에 돌봄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발달장애인의 대상이 제한돼선 안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기 국장은 이어 “발달장애인 가운데 ‘최중증’에 대한 정의가 아직 이뤄지지 않은 상태인데 이를 어느 범위까지 한정할지 정교한 연구가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밖에 장애인단체에선 24시간 돌봄 서비스의 대상을 발달장애인뿐만 아니라 다른 유형의 장애인으로도 확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내고 있다.

 

오현승 기자 hs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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