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그룹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속도를 내고 있다.
11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은 최근 협력사들과 ‘지속가능한 상생 경영’을 위해 머리를 맞댔다. 한미약품은 지난달 24일 서울 송파구 한미약품 본사에서 ‘ESG와 지속가능한 공급망 전략’을 주제로 제2회 한미약품 협력업체 멘토십 프로그램을 열었다.
이날 행사에는 원자재 주요 협력사인 삼화당피앤티, 오성프라스틱, 이니스트에스티, 화일약품 등 37개 회사 관계자 53명과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이사가 참석해 상생 경영을 다짐했다. 이번 프로그램은 ▲ESG 경영과 EU 공급망 실사 ▲공급망 실사 제도 및 사례 분석 ▲한미약품 공급망 실사 관리 전략 ▲협력업체 컴플라이언스 관리 등 4개 주제로 나눠 진행됐다.
한미약품은 이번 프로그램에서 한미의 ESG 경영 방침과 국내외 공급망 실사 법안 현황, 국내외 기업의 대응 사례 등을 공유하고, 협력사들이 독자적인 ESG 경영 체계를 수립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는 ESG 가이드라인에 대해 설명했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최근 유럽연합(EU)이 공급망 ESG 실사 의무화를 앞두고 있어 기업의 ESG는 더욱 실제적인 경영적 필수사항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한미약품은 ESG 보고서도 잇따라 발간하며 성과를 공유하고 있다. 최근 지속가능 경영 모델을 집대성한 ‘2022-23 ESG 리포트’를 발간하고, 자사 공식 홈페이지에 게재했다. 한미약품은 지난 2018년부터 ‘CSR 리포트’라는 제목으로 지속가능성 보고서를 발간해왔다. 올해부터는 전 세계적인 ESG경영 흐름에 발맞춰 타이틀을 ESG 리포트로 변경했다.
지속가능성 보고서 국제지침 GRI(Global Reporting Initiative)를 기준으로 작성된 이번 ESG 리포트에는 환경(E)과 사회(S), 거버넌스(G)를 중심으로 한미약품이 구축한 ESG경영 모델과 기조, 정책들이 담겨있다. 세부적으로는 ESG와 R&D(연구개발), 인권, 윤리와 준법, EHS(환경·보건·안전) 경영 등이 테마별로 정리돼 있다.
환경, 사회, 재무적인 영향을 동시에 고려한 이중 중대성 평가를 토대로 추출한 14가지 중대 이슈를 어떻게 관리하고 있는지에 대한 현황들도 수록돼 있다. 친환경 경영 기조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마련한 탄소중립 중장기 로드맵, 기후변화 리스크 관리 방안, 인권실사 대비 등도 제시돼 있다. 한미와 관계를 맺고 있는 다양한 이해 관계자간 커뮤니케이션 현황들도 포함됐다.
이번 ESG 리포트를 검증한 한국표준협회는 “한미약품은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원활하게 소통하고 참여할 수 있는 프로세스를 운영하면서 지속가능경영 모델을 고도화해 나가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친환경 활동에도 적극 동참하고 있다. 한미약품그룹 계열사인 한미헬스케어는 종이 빨대가 적용된 ‘완전두유 1000’을 선보였다. 두유와 유제품군에 플라스틱이 아닌 종이 빨대가 부착된 첫번째 사례다.
완전두유에 적용되는 종이 빨대는 국제산림협회(FSC) 규정을 통과하고, 유럽과 미국 FDA 당국의 식품 포장재 규정에도 부합하는 종이만을 사용해 제조했으며 물리적 안전 테스트도 통과했다. 또 유럽에서 유명한 생분해 인증 기관인 TUV AUSTRIA 의 ‘OK home compost’ 테스트도 통과했다. 이는 환경 유해물질이 포함되지 않고, 상온에서 일정기간 내 생분해가 가능한지 여부를 확인하는 국제 환경인증이다.
한미헬스케어 관계자는 “종이빨대는 일반 플라스틱 빨대에 대비 제조 원가가 3배 가량 높지만, 인류 건강은 물론 환경까지 생각하는 완전두유의 제조 철학에 부합해 도입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김민지 기자 minji@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