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 고장났는데 어디서 고쳐요”…한성차 파업, 피해는 차주 몫

최근 벤츠 성수 서비스센터의 모습. 사진=벤츠 커뮤니티

 

“차가 고장났는데 고칠 수가 없어요.”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의 국내 최대 딜러사인 한성자동차가 파업에 돌입하면서 소비자 불만이 커졌다. 서비스 취소 및 출고 지연 등 파업 여파에 소비자 피해가 속출하고 있는 상태다.

 

2일 업계에 따르면 한성자동차 노동조합 소속 직원 300명은 이날 인천 중구 서비스센터에서 부분 파업을 벌였다. 파업 참여 인원은 전체 조합원 가운데 30%이며 주로 성산·성수·인천 서비스센터 소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지난달 26일 서울 성수 서비스센터에서 파업 투쟁 출정식을 열고 기본급 인상, 상여금 지급, 근속수당 신설 등을 요구하면서 파업을 이어가고 있다.

 

이해는 하지만 피해를 보는 쪽은 차주들이다. 한성자동차 소속 서비스센터는 전국 총 26곳으로 가장 많아 소비자 피해로 곧장 이어진다. 벤츠 오너 커뮤니티 등에는 서비스 입고가 연기·취소됐거나 장기간 수리 중인데 출고일이 더 미뤄졌다는 글들이 올라왔다. 특히 휴가철을 맞이해 각종 경정비를 계획했던 이용자들의 피해가 불가피하다. 자칫 정비 불량으로 인해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다.

 

그런데 모기업인 레이싱홍그룹은 ‘강 건너 불 구경’이다. 노조에 따르면 레이싱홍은 “파업하려면 하라”고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레이싱홍은 언론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조용한 경영으로 유명하다.

 

노조는 모기업인 레이싱홍에 수천억원을 배당하면서 정작 직원들의 근무 환경은 열악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말레이시아계 화교 기업으로 알려진 레이싱홍은 한성자동차의 지분 100%를 보유한 계열사 보너스리워즈를 통해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레이싱홍의 영역은 한성자동차뿐만 아니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7조5400억원), 한성모터스(4603억원), 스타자동차(4257억원), 스투트가르트스포츠카(8008억원), SQDA 모터스(1414억원)도 레이싱홍이 최대주주다.

 

이번에 촉발한 파업은 수입차업체의 줄파업으로 이어질 수 있다. 포르쉐 딜러사인 도이치아우토와 스투트가르트스포츠카(SSCL), 벤틀리 딜러사 참존오토모티브 노조 등도 임금 인상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SQDA모터스(람보르기니), 비젼오토모빌(스텔란티스) 직원들도 노조를 결성한 상태다.

 

김재원 기자 jkim@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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