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건설과 하도급 업체가 KT 판교 신사옥 공사비 증액 요구를 KT측이 들어주지 않아 막대한 손실을 봤다며 KT를 상대로 초과 공사비 171억여원을 지급하라고 촉구했다.
31일 쌍용건설 직원과 협력업체 30여명은 KT 판교 신사옥 공사현장에서 KT에 물가인상분이 반영된 공사비를 요구하는 유치권행사에 돌입하며 집회를 열었다.
쌍용건설은 지난해 7월부터 올해까지 KT측에 수 차례 공문을 보내 물가인상분을 반영한 공사비 171억원(부가가치세 포함) 증액 요청을 호소했다. 하지만 KT 측은 도급계약서상 ‘물가변동 배제특약(물가변동에 따른 계약금액 조정을 배제한다는 규정)’을 이유로 이를 거부하는 중이다.
쌍용건설은 도급계약 체결 후 불가항력적 요인인 코로나19, 전쟁 등으로 인한 각종 원자재 가격이 상승했으며 이에 자재 반입 지연, 노조파업, 철근콘크리트 공사 중단 등 추가적인 악조건들로 인해 원가가 크게 상승했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악조건 들로 인해 하도급 재입찰은 물론, 원가보다 200%이상 상승된 하도급 계약 사례도 발생하는 등 171억원 초과 투입으로 인해 쌍용건설 경영의 어려움을 초래했다고 쌍용건설 측은 목소리를 높였다.
쌍용건설 관계자는 “대기업 발주처라는 지위를 이용해 물가상승 및 환율변동으로 인한 계약금액 조정이 불가하다는 ‘부당특약조건’을 고집하며 공사비 인상을 거부해 시공사와 하도급 업체에 피해가 발생했다”며 “국토교통부 민간공사에 대한 계약금액 조정 등의 업무지침, 건설산업기본법 등을 근거로 ‘건설공사비지수’에 따라 조정금액을 요구한 것은 정당하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 대기업인 KT에서 시공사와 하도급사의 추가비용으로 사옥을 신축한 것에 대해 발주사로서 고통분담이 필요한 상황으로 양사간 협의가 안될 경우 시위를 지속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쌍용건설은 지난 30일 국토교통부 건설분쟁조정위원회에 초과 공사비 지급 관련 조정 신청을 했다. 쌍용건설은 1차 시위 이후에도 발주처가 협상의사가 없을 경우 광화문 KT사옥 앞 2차 시위를 열 계획이다.
한편 판교 제2테크노밸리에 위치한 ‘KT신사옥 신축공사’은 지하 4층, 지상 12층 규모로, 2020년 당시 KT에서 입찰 초청을 받아 쌍용건설이 7개 건설사와 경쟁을 거쳐 최종 공사비 967억원으로 단독 수주한 현장이다. KT신사옥은 약 31개월의 공사기간을 거쳐 올해 4월 준공했다.
송정은 기자 johnnysong@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