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증권, 매물 공식화 매각가 1천억 추정…주가도 ‘들썩’

임재택 한양증권 대표. 뉴시스 

 한양대학교를 운영하는 학교법인 한양학원이 한양증권 매각을 추진한다. 알짜 매물로 여겨지던 한양증권이 설립 후 68년 만에 매물로 나타나면서 하반기 인수·합병(M&A) 시장에서 큰 주목을 받을 전망이다. 

 

 한양증권은 15일 “최대주주인 한양학원이 지분 매각을 추진 중이나 매각 대상자, 매각 금액, 매각 방식 및 매각 일정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결정되거나 확정된 사항은 없다”며 “1개월 이내 또는 구체적 사항이 결정되는 시점에 재공시할 것”이라고 공시했다.

 

 이번 공시는 지난 12일 한국거래소가 한양증권에 최대주주 등 지분 매각 추진에 대한 조회공시를 요구한 데 따른 조치다.  

 

 한양학원은 산하 건설사 한양산업개발과 한양대병원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차원에서 한양증권 매각을 추진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양산업개발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파동으로 지난해 496억1900만원의 당기 순손실을 올렸다. 한양대병원은 정부의 의대 증원에 반발한 전공의들의 파업 장기화로 경영 악화를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1956년 설립된 한양증권은 자기자본 기준 국내 30위권의 중소 증권사로, 그동안 증권가에서 알짜 매물로 꾸준히 거론됐다. 한양증권은 지난해 영업이익은 462억9475만원, 당기순이익은 351억417만원을 기록했다. 특히 기업금융(IB), 채권 부문에서 경쟁력이 있는 것으로 업계의 평가를 받고 있다.

 

 최대주주인 한양학원의 지분율은 지난 3월 말 보통주 기준 16.29%다. 특수관계인 포함 지분율은 40.99%로 올라간다. 증권가에선 한양증권 시가총액(1775억원, 지난 12일 기준)과 경영권 프리미엄 등을 고려하면 매각가는 1000억원 안팎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양증권이 증권사 M&A 시장에 매물로 나오면서 뜨거운 감자로 떠오를 전망이다. M&A 시장에서 증권사는 매수하고 싶은 원매자는 꾸준히 있지만, 알짜 매물은 없다는 평이 많았다. 지난 2018년 SK증권과 하이투자증권, 바로투자증권(현 카카오페이증권) 등이 매각된 뒤 지난 5월 우리금융그룹이 한국포스증권을 인수하기 전까지 6년 동안 거래가 없었다. 

 

 우리금융그룹은 증권업 진출을 위해 여러 증권사에 접촉했지만 온전한 증권업 라이선스를 보유하지 못한 한국포스증권과 우선 합병하기로 결정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한양증권 인수에 관심 있는 기업으로 KCGI 등이 나오고 있다.

 

 한편 이날 한양증권 매각 소식이 전해지자 52주 신고가를 기록하는 등 급등세를 나타냈다.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1만5000원에 거래를 시작한 한양증권 주가는 장 초반 1만7210원까지 올라 52주 최고가를 다시 썼다. 지난 5일부터 7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지난 11일부터 매일 9% 넘게 급등했다. 

 

유은정 기자 viayou@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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