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적인 최저임금 인상에도 ‘3D(Dirty·DIfficult·Dangerous) 업종’의 만성적인 인력난은 해소되지 않고 있다. 특히 건설업과 조선업의 인력난이 심각하다.
현재 건설업 임금은 최저임금을 상회한다. 대한건설협회가 발표한 2024년 상반기 적용 건설업 임금실태조사에 따르면 91개 일반공사직종의 평균임금(하루 8시간 기준)은 25만8359원으로, 지난해 동기(24만4456원)보다 5.69%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일할 사람이 없어 아우성이다. 건설업 기피 현상이 갈수록 심화하고 있어서다. 한국건설기술인협회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6월 기준 20대 이상 30대 이하 건설기술인(기술사·산업기사 등) 수는 15만4596명(20대 3만6857명·30대 11만7739명)으로, 전체의 16%에 불과하다. 2004년 해당 비율이 63.8%에 달한 것과 비교하면 20년 만에 4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반면 2004년 3.4%에 그쳤던 60대 이상 건설기술인 비중은 지난해 22.7%로 급증했다. 평균 연령은 같은 기간 37.5세에서 50.8세로 높아졌다.
건설사들은 외국인 노동자로 빈자리를 메우고 있는 실정이다. 건설근로자공제회가 발표한 올해 1분기 피공제자 동향에 따르면 올해 건설 현장의 외국인 비중은 16.2%로 지난해(15.4%)보다 늘었고, 건설 현장 외국인 근로자 수는 2021년 3월 9만4567명에서 올해 3월 11만8735명으로 증가했다.
조선업계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조선업 노동자는 2014년 20만3000여명에서 2022년 9만2000여명으로 급감했다. 불황기에 타 산업으로 옮겼던 인력 상당수가 조선소로 돌아오지 않고 있다. 젊은층도 조선업을 기피하고 있어 일할 사람을 구하는 게 쉽지 않다.
고육지책으로 외국인 노동자 채용을 늘리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법무부는 지난해 1월 심각한 구인난을 겪고 있는 조선업계를 지원하기 위해 기업별 외국인력 도입 허용 비율을 20%에서 30%로 2년간 한시 확대하고, 조선업에는 별도 업종별 쿼터를 신설했다. 조선 분야와 관련 있는 국내 이공계 학과 졸업 유학생이 ‘E-7-3비자(조선숙련공비자)’를 발급받을 때는 실무능력 검증을 면제해주기로 했다. 현재 2만여명의 외국인 노동자가 국내 조선소에 일하고 있다. 전체 조선업 종사자 가운데 16%가 외국인 노동자인 셈이다.
이정인 기자 lji2018@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