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당은 늘었는데 일감이 없네”... 건설근로자 소득·근무일수 2년 전보다 줄어

지난달 8일 오전 서울 성북구 장위4구역 주택정비사업 건설현장에서 근로자들이 무더위쉼터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 뉴시스

 국내 건설근로자들은 연간임금 3592만원을 받으며 연간 217.2일 근무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건설경기 침체 여파로 건설근로자들의 소득과 연간 근무 일수는 2년 전보다 줄어들었다.

 

 건설근로자공제회는 이 같은 내용이 담긴 ‘2024년 건설근로자 종합생활 실태조사 결과’를 2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최근 1년 이내 퇴직공제제도에 가입한 이력이 있는 건설근로자 1319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고용상황, 근로조건, 근로복지, 가족생활 등 생활 전반에 대해 조사했다. 이번에는 특히 2년 전 시행한 기존 조사에 더해 근로계약서와 외국인 근로자 관련 문항 등이 추가됐다. 조사 대상 건설근로자들의 평균 연령은 51.8세로, 평균 39.4세에 처음 건설업에 입문해 13.1년을 일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수준을 살펴보면 평균 일당이 18만3000원으로, 연간 소득은 3592만원이었다. 2022년 조사 때보다 일당은 2200원 상승하고, 연간 소득은 88만원 하락했다.

 

 일당이 상승했음에도 연간 소득이 줄어든 건 연간 근무 일수가 줄어든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2024년 기준 연간 근무 일수는 217.2일로 조사됐는데, 2년 전보다 6.5일 줄었다. 건설근로자들은 건설경기 부진에 따른 일감 감소로 직격탄을 맞고 있다.

 

 표준 근로계약서를 인지하고 있는 비율은 80.0%였다. 계약서를 서면으로 받았다는 응답자는 69.6%에 달했다. 

 건설현장의 체계적인 인력관리와 투명한 퇴직공제 신고를 위해 2020년 11월 도입된 전자카드제에 대해선 81.1%가 “전자카드제 현장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공제회에 따르면 이는 2022년 조사 때보다 38.3%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청년들이 건설업을 기피하면서 현장엔 외국인 노동자들이 들고 있다. 건설근로자공제회가 최근 발표한 올해 1분기 피공제자 동향을 보면, 건설현장 외국인 근로자 수는 2021년 3월 9만4567명에서 올해 3월 11만8735명으로 증가했다. 이번 조사에서도 응답자의 83.3%가 “건설현장에서 체감적으로 외국인 근로자가 증가했다”고 말했다.

 

이정인 기자 lji201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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