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요자 피해 없어야”...금융당국의 우려, 은행들 실수요자 예외 규정 발표

신한은행 전경. 사진=신한은행 제공

가계대출 문턱을 높여온 은행들이 실수요자 예외 규정을 속속 발표하고 있다. 실수요자 피해를 우려한 금융당국의 발언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신한·KB국민 실수요자들에게 예외 규정을 연이어 발표했다. 우리은행이 가장 먼저 예외 조건을 소개했고 신한은행과 KB국민은행도 동참했다.

 

우리은행은 지난 8일 결혼, 직장·학교 수도권 이전 등의 가계대출 취급 제한 예외 조건을 소개했다.

 

10일 신한은행도 예외 조건을 발표했다. 신한은행은 주택 신규 구입 목적의 주택담보대출을 무주택 세대에만 허용한다. 기존 1주택자의 ‘주택 처분 조건부’ 주택담보대출도 취급하지 않는다. 하지만 신규 주택 구입 목적 주택담보대출 실행 당일에 기존 보유주택을 매도하는 조건으로 주택 매수 계약을 체결한 경우 대출이 가능하다. 이 경구 차주는 보유주택 매도계약서와 구입주택 매수계약서를 제출해야 한다.

 

아울러 신용대출도 원칙적으로는 최대 연 소득까지만 내주지만 본인 결혼이나 직계가족 사망, 자녀 출산 등의 경우 연 소득의 150%(최대 1억원)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다. 지난 3일부터 시행된 ‘생활안정자금 목적의 주택담보대출 한도 1억원’ 규제에도 임차보증금 반환목적 생활안정자금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1억원을 초과할 수 있도록 예외를 뒀다.

 

KB국민은행도 가계대출 규제 예외에 해당하는 실수요자 조건을 안내했다. 9일부터 1주택 소유 세대의 서울 등 수도권 신규 구입 목적 주택담보대출을 막았지만 기존 집을 처분하고 새집을 사는 경우나 대출 실행일 기준 6개월 이내 결혼 예정자가 주택을 사는 경우 등은 대출이 가능하다.

 

‘처분 조건부’ 주택담보대출의 허용범위도 넓다. 생활안정자금 주택담보대출도 최대 1억원으로 묶였지만 집주인이 전세보증금을 돌려주기 위해 빌리는 경우 연간 1억원을 넘을 수 있도록 했다.

 

지난 3일부터 중단한 임대인 소유권 이전 등 조건부 전세자금대출도 다음 달 말 이후 재개된다.

 

우리·신한·KB국민은 공통으로 실수요자 피해와 불편을 줄이기 위해 ‘실수요자 심사 전담팀’도 운영한다.

 

금융당국을 따라 가게 대출 조이기에 들어갔던 은행들은 예외 조건을 속속 발표하고 있다. 은행들이 갈팡질팡하면서 혼란스러운 상황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최정서 기자 adien1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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