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ELS 손실 여파로 상반기 파생결합증권 잔액 13.8조 ‘뚝’

뉴시스

홍콩H지수(항셍중국기업지수·HSCEI) 기초 주가연계증권(ELS)의 대규모 손실 여파로 올해 상반기 파생결합증권 발행액이 1년 전보다 4조원 가까이 줄고 상환액은 4조원 가량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상반기 ELS 투자손익률은 연 -7.3% 수준으로 나타났다.

 

27일 금융감독원에 발표한 '올해 상반기 중 증권회사 파생결합증권 발행·운용 현황'에 따르면 이 기간 파생결합증권 발행액은 27조5000억원으로 전년 동기(31조2000억원)보다 3조7000억원 감소하고, 상환액은 39조4000억원으로 전년 동기(35조5000억원) 대비 3조9000억원 증가했다.

 

상환액이 발행액보다 많아 지난 6월 말 기준 잔액은 80조5000억원으로 전년 말(94조3000억원) 대비 13조8000억원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파생결합증권은 기초자산 가격 등 변동과 연계해 미리 정해진 방법에 따라 수익률이 발생하는 금융투자상품이다. ELS는 주가지수 또는 특정 주식 가격에, 파생결합증권(DLS)은 주가 외 금리·통화·상품 등 가격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된다.

 

파생결합사채(ELB·DLB)는 파생결합증권과 유사하나 원금은 지급하고 이자만 기초자산 가격의 변동과 연동되는 채권을 말한다. 금감원이 집계한 파생결합증권 통계는 ELS와 DLS, ELB, DLB를 모두 포함된다.

 

상반기 중 ELS 발행액은 18조3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조6000억원(16.4%) 쪼그라들었다. 상반기 원금지급형 ELS 발행액은 10조4000억원으로 4조5000억원(76.3%) 불어났다.

 

이는 원금비보장형 ELS 발행 위축에 따른 풍선 효과와 발행사가 높은 수익률을 지급할 수 있는 고금리 환경 등에 기인한다. 원금비보장형 ELS 발행액이 줄어든 건 홍콩H지수 기초 ELS 손실에 따른 투자 수요 위축 등 때문이다.

 

주요 기초자산별 발행액은 코스피200(7조6000억원), S&P500(6조4000억원), 유로스톡스50(5조9000억원), 닛케이225(1조6000억원) 순이었다. 주요 해외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활용하는 비율이 낮아지면서 S&P500, 유로스톡스50 기초 ELS 발행 비중이 코스피200 비중을 밑돌았다.

 

상품구조별로는 녹인(Knock-In)형 ELS 발행액이 2조900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조원 줄었고, 비중은 16.0%로 15.4%포인트 낮아졌다. 이 중 저(低) 녹인형 ELS 발행 비중이 97.0%로 대부분을 차지한다.

 

인수현황을 살펴보면 상반기 중 발행된 ELS는 일반공모 6조원(33.1%), 은행신탁 5조9000억원(32.8%), 퇴직연금 3조8000억원(20.6%) 순으로 인수가 이뤄졌다. 은행신탁은 주요 은행의 ELS 판매 잠정 중단 등으로 전년 동기(11조9000억원)보다 6조원(50.4%)이나 급감했다.

 

ELS 전체 상환액은 32조9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조6000억원(30.0%) 늘어났다. 상반기 만기 상환(17조2000억원)의 경우 홍콩H지수 기초 ELS 만기 도래가 상반기에 집중돼 9조6000억원(126.3%) 증가했지만 퇴직연금에 편입된 원금지급형 ELS 만기 도래는 연말에 집중돼 있어 직전 반기와 비교했을 땐 2조2000억원(11.3%) 줄어드는 데 그쳤다.

 

ELS 발행잔액은 50조7000억원으로 지난해 말(67조원)보다 16조3000억원(24.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원금지급형 ELS 잔액은 34조6000억원으로 지난해 말(31조2000억원)보다 3조4000억원(10.9%) 늘었고, 원금비보장형 ELS 잔액은 16조1000억원으로 지난해 말(35조7000억원) 대비 19조6000억원(54.9%) 감소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홍콩H지수 기초 ELS 만기 상환이 2분기에 집중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ELS와 DLS의 상반기 투자손익률은 각 연 -7.3%, 2.0%로 전년 동기보다 13.7%포인트, 0.9%포인트 감소했다. 상반기에 홍콩H지수 기초 ELS 만기 도래 집중으로 손실이 확정되면서 ELS 투자손익률은 전년 동기 대비 이익에서 손실로 전환됐다.

 

금감원 관계자는 "최근 글로벌 제조업 지표 악화, 고용시장 냉각 등 주요 주가지수를 포함한 대내외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가 우려된다"며 "이런 추세를 감안해 주요 주가지수 기초 ELS 투자자 유의사항을 배포하고 ELS 발행 동향 등을 모니터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유은정 기자 viayou@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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