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업도 아닌데... 삼성물산이 플랫폼 사업에 매달리는 이유

조혜정 삼성물산 DxP사업본부장(상무)이 10일 서울 래미안갤러리에서 열린 '2024 바인드 프리미어 쇼케이스에서 바인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정인 기자

국내 대형 건설사들이 스마트시티 사업에 힘을 싣고 있다. 스마트시티는 정보기술(IT), 모빌리티, 에너지, 친환경 등 신기술을 종합적으로 적용한 도시를 가리킨다. 

 

과거 설계 등 하드웨어에 집중했던 건설사들은 최근 소프트웨어 강화를 통해 스마트시티 사업 주도권을 확보하는 데 사활을 걸고 있다. 건설사가 시공만 하는 시대는 지난 것이다. 

 

이런 가운데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행보가 눈길을 끈다. 삼성물산은 최근 플랫폼 사업을 확장하며 스마티시티 시대를 대비하고 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최근 빌딩용 통합 플랫폼인 ‘바인드(Bynd)’를 론칭했다. 지난 10일 서울 송파구의 래미안갤러리에서 협력사 100여개곳, 220여명이 참석한 ‘파트너스데이’를 개최해 바인드의 출시를 알렸다.

 

삼성물산이 선보인 빌딩 플랫폼은 다수의 건축물을 시공한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생성형 AI와 사물인터넷(IoT), 클라우드와 같은 디지털 지능화 기술을 활용해 빌딩 내 인프라와 설비, 전자기기는 물론 빌딩을 구성하는 전체 시스템을 연결하고 자유롭게 연동할 수 있도록 했다. 

삼성물산 빌딩플랫폼 바인드 시연화면. 이정인 기자

삼성물산은 지난해 출시한 홈플랫폼 홈닉에 이어 빌딩플랫폼 바인드(Bynd)를 출시하면서 플랫폼 사업을 중심으로 소프트 비즈니스 영역을 꾸준히 확장해 가고 있다. 10일 래미안갤러리에서 만난 조혜정 삼성물산 상무는 “홈닉과 바인드는 삼성물산이 단순 시공사가 아닌 소프트웨어 업체로서도 발돋움한다는 의미”라며 “이를 통해 쌓아온 많은 데이터를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물산의 플랫폼 사업 강화는 스마트시티 사업 경쟁력 강화의 일환이다. 

 

앞서 삼성물산은 인도네시아 최대 부동산개발회사인 시나르마스 랜드와 스마트시티 개발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와 모듈러 공급을 위한 합작법인 설립 협약을 연달아 맺었다. 또 지난해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2023 스마트시티 엑스포 월드 콩그레스(SCEWC)’에 국내 건설사 최초로 참가해 스마트시티의 비전과 솔루션을 선보이는 등 스마트시티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물산은 스마트시티 시장의 주도권을 잡겠다는 각오다. 최영재 삼성물산 부사장은 “정부의 스마트시티 활성화 정책에 발맞춰 주택과 빌딩 플랫폼 분야의 민간 사업자로서 상당한 지위를 확보하고자 한다”며 “단순히 매출만 고려하기보단 플랫폼 사업을 통한 부가 서비스로의 연결점, 데이터 활용을 기반으로 한 또 다른 비즈니스 모델 발굴 등의 잠재력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실질적으로 사업 성과를 내기까지는 시간이 다소 걸리겠지만 미래 스마트시티를 위해 사업 확장을 지속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이정인 기자 lji201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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