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이 지난해부터 시작한 ‘그린메탈’ 프로젝트가 속속 성과를 내고 있다. 아연, 은, 동 제품에 이어 반도체 황산도 탄소발자국(PCF) 인증을 받았다.
고려아연은 반도체황산이 영국의 글로벌 기후변화 전문기관 카본트러스트(Carbon Trust)로부터 탄소발자국 인증을 받았다고 9일 밝혔다. 지난 6일 서울 본사에서 인증서 수여식 행사를 가졌다. 카본트러스트는 2001년 영국 정부가 설립한 기후변화 대응 및 탄소 감축 전문 자문기관이다.
수여식에 참가한 톰 컴버리지 카본트러스트 인증본부 이사는 “고려아연은 제품탄소 배출량 산정을 위한 데이터 관리가 매우 체계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며 “향후 비철금속 기업들이 제품의 탄소발자국을 관리해 나가는데 모범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인증을 받은 반도체황산은 고려아연의 제련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 중 하나로, 반도체 생산과정에서 웨이퍼 표면에 있는 불순물을 제거하는 역할을 한다. 반도체의 수율과 신뢰성을 높이는 핵심 물질인 것이다.
이러한 반도체황산을 고려아연은 연간 24만t 생산하고 있으며 물량의 98%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공급 중이다. 이는 국내 반도체황산 공급물량의 약 65%를 차지하는 수치이기도 하다.
이러한 반도체황산의 탄소발자국 인증은 고려아연이 지속가능경영의 일환이자 글로벌 환경 규제에 선제 대응하려 세운 그린메탈 계획 아래 이뤄졌다. 2050년까지 제품의 전 생애주기에서 탄소를 배출하지 않도록 생산하는 프로젝트로, 이미 지난해 아연·은·동 제품이 탄소발자국 인증을 취득했다.
올해 범위를 반도체황산, 금, 연(납) 제품으로 확대한 가운데 당해 반도체황산이 탄소발자국 인증을 획득한 것이다.
아울러 고려아연은 친환경 원료 도입, 공급망 관리로 업스트림(Upstream) 배출량 개선, 에너지 절감을 위한 공정 혁신도 실시할 계획이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회사가 자신감을 갖고 탄소 중립 로드맵을 실행하는 배경에는 고려아연의 트로이카 드라이브 중 하나인 신재생 에너지 및 그린수소 생산에 대한 확신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탄소국경세(CBAM)와 같은 탄소 배출 규제가 강화되고 있는 상황인 만큼 고려아연은 그린메탈 생산을 통해 경쟁사들보다 우위를 점할 기회를 잡았다. 동시에 국내 비철금속 업계의 ESG 기준을 선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기준 고려아연 지속가능경영본부장 부사장은 “지속 가능한 경영을 실현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탄소 감축 활동을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박재림 기자 jami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