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비즈=한준호 기자] 모바일 배달 앱 ‘배달의민족’이 중소자영업자들의 반발을 산 수수료 개편을 결국 철회하면서 ‘제2의 타다’가 될 뻔한 위기를 넘겼다.
지난 1일 ‘배달의민족’이 수수료 제도를 월 8만8000원 정액제 ‘울트라콜’ 중심에서, 성사된 주문 1건당 5.8%의 수수료를 부과하는 정률제 기반의 ‘오픈서비스’ 중심으로 개편하면서 논란과 반발을 불렀다. 가뜩이나 코로나19 확산세 속에 사회적 거리두기 문화로 중소자영업자들이 매출 감소로 힘겨워하던 와중에 수수료가 급격히 올라가는 것이어서 중소자영업자들의 반발은 불을 보듯 뻔했다.
그래도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의 김범준 대표가 직접 사과를 하면서도 수수료 개편은 계속 고수하겠다는 방침이었다. 그러나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이재명 경기도지사 등 정치권은 물론, 소비자들도 이러한 배달의민족 수수료 개편에 분노하면서 앱을 삭제하고 직접 식당에 연락해 배달하는 움직임까지 나타나자 우아한형제들의 김봉진 의장과 김범준 대표 공동명의로 공식 사과문을 내고 “‘오픈서비스’ 체계를 전면 백지화하고 이전 체제로 돌아가고자 한다”고 밝혔다.
또한 앞으로 주요 정책 변화에 대해서는 입점 업주들과 상시 소통하기로 약속했으며 이를 위해 업주들과의 소통기구인 협의체를 구성하기로 했다. 여기에 정부 부처 및 각계 전문가와도 소통하겠다고 발표했다.
역설적이게도 최근 들어 외출을 자제하는 분위기 속에서 비대면 소비 추세가 확산하면서 외식업 역시 배달중심으로 재편되는 와중에 ‘배달의민족’은 수수료에 손댔다가 ‘제2의 타다’가 될 뻔한 셈이다. 렌터카 기반의 차량 호출 서비스 스타트업 ‘타다’는 최근 국회가 관련법 개정으로 1년여의 서비스 유예 기간을 거쳐 새로운 영업 방식을 강제하자 서비스 중단을 선언했다. 하지만 1년여의 유예 기간이 남았음에도 소비자는 물론, 드라이버 등 직원들을 전혀 생각하지 않는 무책임한 행태라는 비판을 받으며 시장에서 완전히 퇴출되는 분위기다.
최근 들어 소비자의 움직임은 과거와 다르다. 지난해 한일 간 경제 갈등으로 인해 시민들의 자발적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의 위력만 봐도 소비자들의 여론 감성을 세심하게 살펴야 할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번 ‘배달의민족’의 뒤늦은 결정이 소비자와 중소자영업자들의 얼어붙은 마음을 녹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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