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술은 새 부대에”… 식품업계, 세대 교체로 ‘새 판 짜기’

 

사진=임세령 대상홀딩스와 대상 부회장. 대상 제공

 

[세계비즈=김대한 기자] 주주총회를 기점으로 식품업계가 새 판을 짜고 있다. 세대교체로 변화를 꾀하는가 하면 사명까지 바꾸는 곳도 등장했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식품 소비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는 가운데 새로운 변화로 성장을 꾀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식품업계가 주주총회를 기점으로 대표 교체에 나서고 있다. 빠르게 변화 중인 소비 트렌드에 맞서 젊은 대표들로의 교체도 눈에 띈다. 젊은 대표들은 제품 본질에 집중하면서도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전망이다.

 

대상그룹은 지난 26일 임세령 전무를 대상홀딩스와 대상 부회장으로 승진시켰다. 임 부회장은 대상홀딩스 전략담당중역과 대상 마케팅담당중역을 동시에 수행하게 된다.

 

식품업계 오너 2~3세가 경영 전면에 본격적으로 나선 것이다. 1977년생인 임 부회장은 고(故) 임대홍 대상그룹 창업주의 손녀이자 임창욱 명예회장의 장녀다. 연세대에서 경영학을 공부하고 뉴욕대에서 심리학을 전공했다. 2012년 12월 대상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입사해 식품 부문 브랜드 매니지먼트, 기획, 마케팅, 디자인 등을 총괄했다. 2016년 전무로 승진, 대상 마케팅담당중역을 맡으면서 청정원 브랜드의 대규모 개편을 이끌었다.

 

오뚜기는 지난 26일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황성만 사내이사 후보자 선임의 건을 통과시켰다. 함영준·이강훈 대표이사 체제에서 함영준·황성만 대표이사 체제로 변경됐다. 또한 하이트진로, CJ제일제당, SPC 등 기업들 역시 이미 세대교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치킨업계도 마찬가지다. 치킨·버거 프랜차이즈 맘스터치를 운영하는 해마로푸드서비스가 사명을 ’맘스터치앤컴퍼니’로 변경하며, 대표 이사 선임 소식도 전했다.

 

사진=김동전 신임 대표. 맘스터치앤컴퍼니 제공

 

해마로푸드서비스는 최근 주주총회를 열고 사명을 ‘맘스터치앤컴퍼니’로 변경했다. 또한 주총에서 신임 대표이사로 김동전 케이엘앤파트너스 부사장을 선임했다. 김 대표이사는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투자전문회사 케이엘앤파트너스 등을 거치며 약 20여년간 다양한 분야에서 경영과 마케팅, 재무 등의 실무 경험을 쌓았다. 해마로푸드서비스 인수 후부터 경영위원회에 참여해 업계 및 회사경영 전반에 대한 이해와 경험이 높다.

 

교촌에프앤비 역시 최근 이사회를 통해 조은기 사내 이사를 신규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황학수 대표이사에 이어 교촌에프앤비 대표이사(총괄사장)로 선임된 조은기 신임 대표이사는 서울대학교 국제경제학 학사를 졸업한 뒤 SK에너지 경영기획실 실장, SK에너지 CR전략 실장 등을 역임하고, 현재 교촌에프앤비 총괄사장을 맡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19에서도 식품업계는 급격한 성장을 이뤘다. 다만 푸드 산업 역시 새로운 기술이 중요해지는 시대이며, 소비자와 소통이 중요하다. 식품업계의 세대교체도 빠른 시일 내에 이루어질 것”이라고 했다.

 

서용구 숙명여대 교수는 “1세대 식품 및 유통 산업이 저물며 새로운 식품 세대가 왔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한다”며 “변하는 시대에 맞게 젊은 대표로의 교체가 적합한 타이밍으로 보인다. 푸드 테크라고 불리는 시장에서 기술 가치를 향상할 기회가 될 것”으로 전했다.

 

kimkore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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