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대까지 뚝…韓 성장률 전망치 하향 어디까지?

올해 초 정부·한은·IMF 등 올해 한국 경제 3%대 성장 관측
2분기 접어들며 전망치 줄하향…공급망 봉쇄, 전쟁 장기화 등 악재 산적
민간소비 개선세 제한적 전망도…노무라, 韓 성장률 1.9%까지 하향

전쟁 장기화, 글로벌 긴축기조 및 더딘 민간 소비 회복세 등을 이유로 주요 기관들이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을 줄줄이 하향 조정하고 있다. 인천 신항 한진컨테이너터미널. 뉴시스

 

[세계비즈=오현승 기자] 연초만 해도 올해 우리나라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3%대를 기록할 거라고 전망하는 국내외 기관들이 많았다. 정부(3.1%)도 그랬고 국제통화기금(IMF)·한국은행(3.0%)도 그랬다. 하지만 우리 경제가 고물가·고금리·고환율이라는 ‘3고(高)’에 신음하면서 당초 내놨던 성장률 전망치가 크게 꺾일 거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최근엔 올해 성장률이 1%대에 그칠 거라고 전망하는 IB(투자은행)도 나왔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앞서 정부는 지난달 16일 발표한 ‘새정부 경제정책방향’에서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3.1%에서 2.6%로 대폭 하향 조정했다. 정부는 수출의 증가 폭이 지난해 25.7%에서 올해 11.0% 증가에 머물 것으로 봤다. 공급망 차질 등의 영향으로 설비투자와 건설투자는 각각 3.0%, 1.5% 감소할 것으로 관측했다. 반면 내수 부문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민간 소비는 방역조치 해제 등으로 대면서비스업을 중심으로 빠르게 반등하면서 3.7% 증가할 것으로 봤다. 정부의 성장률 전망치는 한국개발연구원(KDI)(2.8%),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및 한국은행(2.7%) 등보다는 낮지만 IMF 및 한국경제연구원(2.5%) 보다는 높다. 씨티 역시 지난달 올해 성장률을 2.6%에서 2.4%로 0.2%포인트 내려잡았다.

 

 한은 역시 다음달 발표할 수정경제전망에서 올해 성장률을 낮춰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 장기화, 글로벌 긴축 기조 등에 따른 전 세계의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는 데 더해 치솟는 물가, 가파른 금리인상 기조 등도 민간 소비를 짓누르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코로나19의 재유행이 민간 소비 회복을 저해할 공산도 있다.

 

 앞서 한은은 지난 5월 우리나라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7%로 제시했다. 이는 지난 2월 유지했던 성장률 전망치(3.0%)에서 0.3%포인트 내려잡은 것이다. 한은은 소비회복세 강화, 신성장 부문 투자 확대, 중국 경기부양책 확대 등은 상방리스크로, 중국 봉쇄조치 지속,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글로벌 금융여건 악화 등은 하방리스크로 지목했다. 

 

 올해 우리나라 경제의 성장률이 1%에 그칠 거라는 암울한 전망도 나왔다. 박정우 노무라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8일 ‘2022년 하반기 한국 경제 및 주식시장 전망’ 주제의 컨퍼런스콜에서 “한국은 올해 3분기부터 침체가 시작돼 내년 1분기까지 3개 분기 연속 역성장을 이어갈 것”이라며 이같이 분석했다.  

 

 IMF가 이달 말 올해 및 내년 세계 성제성장률 전망치를 새로 발표하는 점도 주목해야 할 이벤트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는 지난 4일 로이터통신과 인터뷰하면서 “올해 세 번째로 2022년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3.6%로 하향 조정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인플레이션 확산, 실질적 금리 인상, 중국의 경제 성장 둔화, 러시아의 전쟁 관련 제재 강화 등에 따라 4월 마지막 전망치 업데이트 이후 전망이 상당히 어두워졌다”고 부연했다. IMF는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에 대해 지난 1월 3.0%에서 4월엔 2.5%로 대폭 낮춰잡는데 이를 더욱 하향 조정할 것으로 관측된다.

 

hs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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