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층이 주의해야 할 요소 중 하나가 바로 ‘낙상’이다.
나이가 들면 자연스럽게 근육이 소실되는데, 몸에서 가장 큰 하체 근육도 약해진다. 뇌경색이나 어지러움증, 척추 협착증 등으로 인한 몸의 움직임의 제한, 주의력이 떨어지는 산만 등이 동반되어 근력이 떨어지고 평형감각이 저하되기 쉽다. 이런 경우 미끄럼증, 낙상 등에 취약해진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250만 명 넘는 사람들이 넘어지거나 부딪히는 등의 충격으로 요추·골반 및 대퇴골이 골절되어 병원 치료를 받았다. 특히 골다공증 등으로 뼈가 약한 상태인 60세 이상 고령자의 비율이 무려 69%로 환자 3명 중 2명꼴이다.
특히 다가올 장마철, 빗길에서의 미끄러짐을 주의해야 한다. 강지호 수원 S서울병원 정형외과 원장에 따르면 빗길에 넘어지면서 체중이 뒤쪽으로 쏠리고 엉덩방아를 찧으면 척추나 골반뼈, 엉덩이 관절뼈의 골절로 이어지기 쉽다. 이를 예방하려면 보행 시 미끄러운 신발 착용은 피해야 한다. 이동할 때에는 계단, 대리석 바닥, 승강기, 배수구 등 구간을 특히 조심해야 한다.
문제는 노인은 낙상 후 골절로 인해 사망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낙상사고로 사망하는 65세 이상 노인은 한 해 83만여 명에 달한다. 이는 사고 사망원인 2위에 올라 있을 정도다.
특히 장년층은 고관절 부위의 부상에 취약해 주의가 필요하다. 고관절은 골반과 대퇴골(넓적다리뼈)을 잇는 관절이다. 이는 골반을 통해 전달되는 체중을 지탱하거나 하체의 움직임을 만드는 역할을 한다.
골절이 아니더라도 나이가 들면서 매일 쓰는 고관절 부위가 약해지기도 한다. 이럴 경우 가볍게 넘기지 말고 정형외과 등을 찾는 게 필수다.
장년층에서 흔한 고관절 질환으로 ‘대퇴골두 무혈성괴사’를 들 수 있다. 강 원장에 따르면 엉덩이 뼈와 이어지는 허벅지 뼈의 윗 부분에 혈류가 차단되면서 뼈조직이 괴사되는 것을 말한다.
그에 따르면 괴사 범위가 퍼지거나 넓어지지 않지만, 한번 손상된 뼈는 재생되지 않는다. 이때 지속적인 압력에 의해 병변 부위가 골절되거나 무너져 내리면서 통증으로 이어지는 것.
대퇴골두 무혈성괴사는 골절처럼 명확한 원인이 없어도 나타날 수 있다. 과도한 음주, 장기간 스테로이드 사용, 신장질환 등의 영향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지호 원장은 “고관절은 본래 두터운 관절막에 둘러싸여 있어 안정적으로 다리를 움직일 수 있도록 만든다”며 “하지만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처럼 골조직의 혈액순환 장애가 일어나면서 운동 범위의 제한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치료는 두가지 방향으로 나뉜다. 아직 질환의 진행을 막거나 늦추는 적절한 치료제가 개발되지 않아 보존적 치료로 증상을 완화시킨다. 진행이 어느 정도 이뤄져 통증이 심하다면 관절내시경을 활용한 시술을 고려하게 된다. 다만 괴사로 인해 뼈가 함몰되었거나 퇴행성 관절염과 같은 증상이 동반되는 상태라면 인공관절 치환술과 같은 수술적 치료가 불가피하다는 게 강 원장의 설명이다.
강지호 원장은 “최근에는 의료기술의 발전으로 80대 이상 고령에서도 삶의 질을 개선하기 위해 수술에 나서는 환자가 적지 않다”며 “고관절 치료는 대체적으로 환자 만족도가 높지만, 보다 면밀한 진단과 정확한 치료에 나설 수 있는 의료진을 찾아야 만족도 높은 치료를 기대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정희원 기자 happy1@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