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상첨화] 친환경 흐름 타고 주목받는 재활용 금

글로벌 기업서 금 재활용 늘어…투자 영역에서도 재활용 금 각광

고금 및 산업체 스크랩 등 폐자원을 재활용해 고순도 골드바로 생산하는 과정. 한국금거래소FTC 제공

 

 금(金)의 대표적인 특성 중 하나는 불변성이다. 사용에 따라 소모되지 않고 시간이 지나도 품질 저하가 없다. 순환 경제 차원에서 금의 중요성은 점차 높아지는 흐름이다. 특히 재활용 금은 산업계뿐만 아니라 투자 시장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12일 퀸텟프라이빗뱅크에 따르면 재활용 금은 전 세계 공급량의 약 25%를 차지한다. 재활용 금 공급량의 약 절반은 귀금속류에서 나온다.

 

 재활용 금은 채굴에 따르는 비용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환경적, 사회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이 현저히 낮다. 실제로 1㎏의 금 스크랩을 생산할 때 발생하는 탄소배출량은 채굴 방식에 견줘 20분의 1에 그친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금 채굴 과정에서의 침출 및 토지 황폐화에 따른 부작용도 없다.

 

 해외에서도 유럽연합(EU)과 미주지역을 중심으로 재활용 금 활용이 확대되는 추세다. 한 예로 애플(Apple)은 메인 로직 보드 도금과 전면 카메라 및 후면 카메라의 와이어에 100% 재활용 금을 사용한다. 델(Dell)은 PC 제조사 중 최초로 2018년부터 전자 폐기물에서 얻은 재활용 금을 자사 제품에 사용했다. 글로벌 귀금속 브랜드 판도라(Pandora)는 내년까지 모든 자사 제품에 재활용 금만 쓰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SK하이닉스도 재활용 금 활용을 본격화한다. 이 회사는 지난달 6일 “반도체 생산에 들어가는 필수 소재인 구리, 주석, 금 등 일부 금속 소재부터 재활용 소재로 전환하기로 했다”는 로드맵을 발표했다.

 

 이러한 흐름은 투자 시장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2020년 2월 영국에서 상장한 상장지수원자재(ETC·exchange-traded commodity)인 ‘The Royal Mint Responsibly Sourced Physical Gold ETC’는 포트폴리오의 절반 이상을 재활용 골드바로 보유하고 있다. 지난 1월 24일 기준 이 상품의 재활용 금 비중은 53.74%에 이른다. 이 상품을 출시한 Hanetf는 “금 광산을 통한 채굴은 에너지 집약적인 과정으로 상당한 양의 이산화탄소를 생성하지만, 재활용 금은 채굴된 금보다 90% 이상 적은 탄소를 배출한다”고 강조했다.

 

 국내에서는 한국금거래소FTC가 귀금속에서 발생하는 고금(古金) 및 산업체 스크랩 등 폐자원을 조달한 후 전기분해를 이용한 전해정련 등의 공정과정을 통해 금과 은, 백금, 팔라듐, 인듐, 갈륨 등 99.99% 이상의 고순도 귀금속 및 희유자원을 생산해 국내외로 공급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달 미국의 공식 인증기구인 UL(Underwriter’s Laboratory)로부터 ‘UL ECVP 2809-2’ 인증을 받기도 했다. UL ECVP 2809-2는 100% 재활용 금을 활용한 순도 99.99%인 금 생산 및 제품에 대해 승인하는 자원 재활용 인증이다. 송종길 한국금거래소 대표는 “친환경 글로벌 정책과 소비자, 바이어 요구에 부합하는 차별화된 ‘그린마케팅’을 지속해서 추진해 이산화탄소 배출 저감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오현승 기자 hs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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